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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아시안게임]시련을 이겨낸 정동현, 이제는 평창을 꿈꾼다

정동현. 삿포로 | 윤은용기자

지금은 한국 남자 알파인 스키의 희망이 됐지만, 정동현(29·하이원)이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강원도 고성 출신의 정동현(29·하이원)은 세 살 때부터 집 근처 스키장에서 스키를 접하면서 자연스레 스키 선수로의 꿈을 키워갔다. 전교생이 모두 스키 선수로 활약해 주목받았던 강원도 고성의 홀리분교 출신으로, 4학년 때는 동계체전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신동’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부터는 국제대회에도 본격적으로 출전하며 한국 스키의 미래로 성장해갔다.

이후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슈퍼 복합에서 금메달을 따내 1999년 강원 아시안게임 허승욱 이후 12년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알파인 스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가 되며 아시아 최강으로 우뚝 올라섰다. 그리고 이번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주종목인 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그 말이 헛되지 않음을 입증했다.

화려한 꽃길을 걸어온 것처럼 보이지만,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늘 시련을 겪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정동현은 출전 자격을 얻었으나 국가대표 소집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함은 물론, 2년 동안 자격 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힘든 시기를 이겨낸 정동현은 2009년 다시 국가대표에 뽑혔다. 그리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뤄냈다. 그러나 하필 대회를 앞두고 허벅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것이 화근이었다. 정동현은 부상을 무릅쓰고 대회에 출전했으나 결국 코스를 완주하지도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정동현은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완주에는 성공했어도 79명의 선수들 중 41위에 그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정동현은 주눅들지 않았다. 계속해서 기량을 키워갔고, 2014~2015 시즌에는 한국 알파인 스키 사상 최초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무대에서 결승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이후 무릎 수술과 재활을 마친 뒤 2016~2017시즌에는 지난 6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FIS 알파인 월드컵에서 14위를 차지해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동계아시안게임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딴 정동현의 눈은 이미 내년에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해 있다. 아직 세계에서는 한국 스키가 변방이지만, 정동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세계 정상권으로 진입하겠다는 각오로 가득 차 있다. 정동현의 어깨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한국 스키 성적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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