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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평가전] 대표팀에서도 식지 않는 두산 방망이

WBC 대표팀 김재호가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 경기에서 3회말 2사 1,2루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17.02.25 /고척 | 이석우 기자 oto0307@kyunghyang.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에 이식된 두산 ‘공격 본능’이 꿈틀거린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 방망이는 ‘타고투저’ KBO리그에서도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 시즌 팀 타율은 2할9푼8리로 전체 1위를 기록했고,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183개의 팀 홈런(1위)을 날렸다. 팀 장타율(0.473), 팀 출루율(0.378)도 모두 1위다. 올 대표팀에 두산 선수는 전체 28명 엔트리 가운데 무려 8명이나 된다.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를 한국-쿠바의 평가전. 긴 겨울을 보낸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2번 중견수로 배치된 민병헌은 1회말 첫 타석에서 직선타로 더블아웃됐지만 1-0으로 앞선 2회 2사 만루 찬스를 잇는 좌전안타를 때려 추가점에 기여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실책을 틈타 출루했고, 5회에는 2사 1·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두산에서 합류한 야수는 6명. 이 가운데 중심타자로 꼽을 만한 선수는 민병헌 정도다. 나머지는 공·수·주에 걸쳐 다재다능해 연결고리에 능하다. 특히 두산의 강점은 7·8·9번으로 구성되는 하위타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위타선 타율이 2할9푼1리(2위)에 이르러 상대 투수에게 잠시의 여유도 주지 않았다.

이날 대표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도 하위타선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7번 양의지, 8번 허경민, 9번 김재호로 하위타선을 구성했다. 양의지가 안방마님의 임무에 집중하면서 공격에서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3루수로 출전한 허경민이 3안타(1득점), 유격수 김재호가 2안타 1볼넷(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허경민은 두산에서도 7, 8번에서 가장 많이 출전하면서 타율 2할8푼6리, 7홈런 81타점 96득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3할2푼1리에 이르러 하위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9번 타순에 붙박이로 선 주전 유격수 김재호는 팀에서 타율 3할1푼, 7홈런 78타점 69득점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일반적으로 하위타선에는 공격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타자들이 배치된다. 그러나 대표팀도 두산처럼 양의지 등을 포함시켜 왠만한 중심타자들 못지 않는 파괴력을 갖추거나 오재원, 박건우 등을 넣어 기동력과 작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갖게 됐다.

전지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국내에서 가진 첫 쿠바전에서 실전 경험 부족이라는 우려를 지우면서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여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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