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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아시안게임] 최초의 피겨 金, 최다빈은 겸손하기만 했다

최다빈이 25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삿포로 | 윤은용 기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피겨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다빈(17·수리고)는 챔피언답지 않게 겸손했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에서 총점 187.54점을 받아 우승을 차지했다.

최다빈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어제 쇼트프로그램에서 1등을 해서 나 자신도 많이 놀랐다”며 “하지만 2위 선수들과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기에 프리스케이팅에서는 그저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만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다빈에 앞서 경기를 펼친 쇼트프로그램 2위 혼고 리카(일본)와 3위 자오 지콴(중국)은 점프에서 연달아 실수를 범했다. 최다빈에게 금메달의 기운이 몰렸다.

하지만 최다빈은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저 내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자세를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다빈의 최근 상승세는 엄청나다. 이는 쇼트프로그램 교체와 연관이 있다. 최다빈은 올2016~2017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자꾸 부진하자 지난해 동계체전이 끝난 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쇼트프로그램 교체였다. 이전까지는 재즈 느낌의 ‘맘보(Mambo)’를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썼는데, 동계체전 이후에는 미국 TV 애니메니션 ‘스티븐 유니버스’의 삽입곡인 ‘잇츠 오버, 이즌트 잇(It’s over, isn‘t it)’과 최근 히트한 영화 ‘라라랜드’의 OST인 ‘섬 원 인 더 크라우드(Some one in the crowd)’를 섞어서 새로운 쇼트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최다빈이 25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인터뷰장에서 경쟁자였던 자오 지콴(중국·왼쪽)과 혼고 리카(일본)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삿포로 | 윤은용 기자

효과는 엄청났다. 4대륙 선수권대회를 2주 앞두고 새 쇼트프로그램을 완성했지만, 최다빈은 4대륙 선수권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인 61.60점을 기록했다. 프리스케이팅까지 합한 총점 또한 182.41점으로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다. 이어 이번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최고점을 경신하며 쇼트프로그램 교체가 정답이었음을 증명했다.

한국 최초의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금메달리스트가 됐지만, 최다빈은 겸손하기만 했다. 최다빈은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부상 때문에, 또 4대륙 선수권 이후 휴식 때문에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며 “우승한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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