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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허일영 “‘아들 바보’되니 잡생각도 사라져”

고양 오리온 허일영. KBL 제공

고양 오리온 허일영(32·195㎝)은 지난 14일 ‘아빠’가 됐다. 아들 이름도 이룰 성, 빛날 혁으로 지었다.

허일영은 ‘득남’후에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서울 SK전에서 8득점·3리바운드·1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기여하더니 26일 안양 KGC전에서는 20점·8리바운드·2어시스트로 활약하며 오리온의 89-86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3위 오리온은 1위 KGC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26일 경기 후 허일영은 “(득남의 영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며 “아내 뱃속에 있을 때와 나왔을 때 차이가 있더라. 실제로 보니까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전까지 허일영은 머릿 속에 생각이 많았다. 지난 시즌보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완벽한 슛 찬스가 그에게 오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뛸 기회도 점점 줄어들었다.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잡생각’들은 아들이 태어나면서 사라졌다. 허일영은 “그전에는 경기 못 뛰게 되면 약간 기분도 안 좋았는데 이제는 그럴 겨를이 없다. 생각이 많이 짧았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몸 잘 만들고 기다리고 기회가 오면 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 내가 못해서 못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이전까지는 서서 완벽한 3점슛 찬스를 노렸다면 미들슛을 시도하면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방법으로 바꾸었다. 허일영은 “완벽한 찬스가 나지 않으니까 조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던졌다. 머릿 속에 슛 생각만 하다보니 다른 동작이 나오지 않았다. 생각을 다르게 하니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됐고 좋은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제는 슛 생각보다는 아들 생각으로 가득 찼다. 허일영은 “아들을 품에 안자마자 ‘이제 어떻게 키우나’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그래서인지 2경기 연속 잘 된 건 이번 시즌에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벌써부터 ‘아들 바보’의 조짐이 보인다. 그는 “우리 아들이 제일 잘생긴 것 같다. 벌써 ‘아들 바보’가 된 건가”라며 웃었다.

26일 경기를 마친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마지막까지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의지를 다지면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일영 역시 남은 경기 동안 팀의 우승을 향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는 “상위권팀도 중요하지만 하위권도 무조건 잡아야할 것 같다. 남은 10경기를 매 경기마다 결승전이라고 생각해야할 것 같다. 하위팀이라고 방심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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