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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보통사람의 아프리카 여행법 ‘호락호락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한때 미지의 세계였다. 온갖 희귀한 동식물이 넘쳐나는 환상의 대륙이자 막연히 죽음부터 떠오르게 하는 공포의 땅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지탐험가나 내셔널지오그래픽 촬영팀쯤은 돼야 떠날 수 있는 여행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인터넷 여행카페는 물론 SNS 여행 페이지만 가도 아프리카에 다녀왔다는 사람들의 후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TV 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 여행을 다루는 일도 흔하다.

그럼에도 아프리카는 여전히 선뜻 비행기표를 사기 어려운 대륙이다. 왜 그럴까? 낯섦을 참아낼 용기가 없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이라는 무시무시한 뉴스 속에서 대책 없는 용기를 품고 아프리카로 떠난 청년이 있다. ‘평범한 사람 중에서 중간 정도 가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이문환씨는 세계일주를 떠나며 그 시작을 아프리카로 삼았다. 동남아에서 여행을 시작하는 수많은 장기 배낭족들에 비하면 조금은 과감한 스타트다. <호락호락 아프리카>(이문환 글·사진 / 공동체)는 에티오피아부터 남아공까지, 아프리카 동부와 서부 모두 9개국을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초보 여행객’ 이씨의 기록이다.

저자는 아프리카를 다니며 케냐의 마사이마라와 빅토리아 폭포 등 세계적 관광지를 둘러본 것은 물론이고 두 차례 봉사활동에 참여해 관광객이었다면 가보지 못했을 시골 마을에서 현지인들의 삶도 엿보았다. 그 과정에서 만난 수백 명의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며 그들과 교감하려 했다.

<호락호락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에서 남들보다 더 극적인 경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통의 ‘관광’에서 조금은 벗어난 이야기들로 평범한 아프리카의 일상을 담았다. 결국 저자가 말하려는 핵심은 “아프리카 여행은 누구나 훌쩍 떠나볼 만한, 아니 해봄직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부터가 <호락호락 아프리카>다.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누구나 ‘나도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고개를 쳐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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