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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동계아시안게임 통해 찾은 평창의 희망, 그리고 과제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이 26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사실상의 마지막 동계 종합대회였다. 한국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큰 대회였다.

■여전했던 빙상 강세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따낸 금메달 16개 중 12개가 빙상 종목에서 쏟아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스피드스케이팅 6개, 쇼트트랙에서 5개가 나왔고, 피겨스케이팅에서도 역대 최초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나왔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 최고스타였다. 한국 최초의 동계아시안게임 4관왕을 달성한 데다 동·하계 아시안게임을 통틀어 역대 최다 금메달(7개)의 주인공이 됐다. 무엇보다 그 동안 부진했던 5000m와 1만m에서도 금메달을 따며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이 수확이다. 또 신예 김민석이 남자 1500m와 팀추월 금메달로 2관왕에 오르는 등 차세대 에이스 후보로 올라섰다.

정동현 | 삿포로 윤은용 기자

쇼트트랙에서도 남자가 금메달 2개, 여자가 금메달 3개를 따내는 등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여자 500m 결승에서 중국의 판커신이 심석희의 다리를 잡아 같이 넘어진 것처럼, 향후로도 계속될 중국의 반칙과 견제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어떻게 피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는 남게 됐다.

김연아 이후 한 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피겨스케이팅에서도 최다빈이라는 스타가 등장,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대하게 했다.

■설상 종목의 대약진

빙상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설상 종목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스노보드의 이상호가 대회전과 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키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김마그너스도 크로스컨트리 남자 1.4km 클래식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내 기대주임을 입증했다. 한국 남자 알파인 스키의 간판 정동현도 대회전에서 부진을 씻고 회전에서 값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 | 삿포로 윤은용 기자

설상 종목에서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총 금메달 102개 중 절반에 가까운 50개가 설상 종목에 걸려있다. 한국이 진정한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입지를 굳히려면 설상종목에서도 성과가 필요하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설상 종목의 대약진은 그런 맥락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김상항 선수단장은 “설상종목에서의 선전은 앞으로 한국 동계스포츠종목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본의 약진, 배울점은 배워야

이번 대회가 삿포로에서 열리긴 했지만, 일본의 1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장기적으로 동계종목에 집중투자를 해왔고 그 결실을 여러 국제대회에서 맺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이 빙상 강국일지는 몰라도, 아시아 ‘동계스포츠 강국’은 일본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비록 이상화가 부상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여자 500m와 1000m에서 이상화를 이긴 고다이라 나오의 사례에서 보듯, 빙상종목도 마음이 편할 수는 없다.

고다이라 나오 | 삿포로 윤은용 기자

김상항 단장은 “일본을 비롯한 동계종목 강국들의 사례를 통해 한국 동계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장기적, 체계적인 투자 지원책 마련과 함께 과학적인 훈련 및 새로운 전략의 도입, 우리의 체질에 맞는 선택과 집중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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