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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쿠바 WBC평가전] ‘우려 속 출발’ 대표팀, 희망 찾았다

WBC 대표팀 손아섭이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 경기에서 5회초 2사 1루 이용규의 1타점 적시타때 득점을 올리고 김인식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7.02.26 /고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쿠바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일본 프로야구팀과의 두 차례 연습경기를 모두 졌던 대표팀은 대회를 앞두고 강호 쿠바에 연승을 거두며 떨어져 있던 경기 감각과 사기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한국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9안타를 효과적으로 집중시켜 7-6으로 역전승했다. 전날 6-1 완승을 거둔 한국은 이날 1-3으로 뒤진 7회초 선두 손아섭(롯데)의 좌중간 2루타와 김하성(넥센)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대타 양의지(두산)의 평범한 땅볼을 상대 유격수가 넘어지면서 송구 실책을 범해 1점을 만회했다. 이후 집중타로 찬스를 이어가며 단숨에 7-3으로 뒤집었다. 대표팀은 9회 수비 실책이 겹치며 1점 차까지 쫓겼지만 동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WBC 초대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은 올해 대회를 준비하면서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다. 해외파들이 대거 제외돼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도 나왔다. 오는 3월6일 이스라엘과의 대회 첫 경기 전까지 국내에서 예정된 쿠바·호주와의 세 번의 평가전(경찰·상무 연습경기 제외)에서 많은 물음표를 지워가면서 전력의 퍼즐도 맞춰야 했다.

일단 출발은 희망적이다. 우려했던 타자들이 활기를 찾았다. 전지훈련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투수들에게 고전했던 타선은 한 수 아래의 쿠바 투수들을 대체로 잘 공략하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특히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두산 방망이가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25일 경기에서 팀 11안타 가운데 7안타를 두산 타자들이 때려냈다. 대표팀에 6명이나 포진한 두산 타자는 중심타선은 아니지만 수비와 주루는 물론 타순간 연결고리로 고효율을 내면서 김인식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손아섭은 2차전에서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인식 감독은 “어제, 오늘 쿠바 투수들 가운데 변화구가 예리한 투수가 있어서 범타가 많았는데 그래도 손아섭이 결정적인 안타를 때려 점수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김 감독을 걱정케 했던 이용규(한화)와 박석민(NC)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용규는 이날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7회 동점 적시타 포함 2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5회 대타로 교체 투입된 박석민은 7회 역전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중심타선만 조금 살아나면 타선의 퍼즐은 완성된다. 3번 김태균(한화), 4번 최형우(KIA), 5번 이대호(롯데)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다.

전날 김태균이 6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다 3타수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2타수 무안타에 그친 이대호가 선제 적시타 포함 3타수1안타 1타점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4번에 낙점된 최형우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최형우는 3경기 11타수 무안타 침묵에 빠져있다. 이대호 역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

WBC 대표팀 양현종이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 경기에서 3회말 3루타에 이어 1실점 한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17.02.26 /고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대표팀 마운드는 아직 점검할 부분이 많다. 대표팀 첫 단추를 꿸 장원준(두산)은 2경기에서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아 신뢰를 쌓았다. 그러나 양현종(KIA)이 아직 제구를 잡지 못했다. 양현종은 이날 3이닝 동안 4안타 2실점했다. 최고 146㎞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변화구가 상대 방망이에 걸리면서 고전했다. 다소 미끄러운 WBC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요코하마전에서도 2이닝 4안타 1실점했다. 우완 이대은도 군 입대로 실전 공백이 길어져 선발 투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JTBC 해설위원으로 경기를 지켜본 박찬호는 “투수들이 직구 컨트롤이 잘 안돼 고전했다. 변화구를 던지다 마지막에 직구로 승부하려다 보니 어려운 상황에 몰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는 조금 더 가볍게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BC 열기는 아직은 미지근하다. 주말임에도 쿠바와 1차전은 4630명, 2차전에는 7198명이 입장해 만원관중(1만6800명)에는 크게 못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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