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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부리 여행’ 전국 최고 명소는 어디?

인천 차이나타운 하면 공갈빵과 화덕만두가 떠오른다. 강원도 정선을 얘기하면 수수부꾸미에 수리취떡이 입에 침을 고이게 한다. 이렇듯 전국 8도 각 지역에는 그곳을 대표하는 먹거리가 있고, 이를 맛보는 것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밋거리다. 한국관광공사가 봄빛이 감도는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고소한 냄새가 10리까지 퍼지는 주전부리 명소’를 강추했다.

영천시장 내부. 250m 길이의 골목에 상점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출출한 오후 4시, 입이 심심한데 뭐 먹을 게 없을까 고민이라면 서대문 영천시장으로 가 볼만하다. 시장의 명물 꽈배기와 떡볶이에서부터 참기름 바른 꼬마김밥, 든든한 팥죽, 고소한 인절미, 쫀득한 찹쌀순대, 시원한 식혜까지 입맛을 돋우고 속을 채워줄 간식거리가 넘쳐난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인근의 영천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먹거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시장은 깔끔한 모습으로 정비됐지만, 그 역사는 60년 세월을 품고 있다. 심심풀이로 먹던 주전부리에 맛을 더하는 시장 인심이 살아 있는 곳, 가지 않은 이는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사람 없다는 영천시장. 주변에 역사를 간직한 서울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알려지지 않은 벚꽃 명소 안산자락길까지 볼거리가 많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화덕만두.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인천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은 ‘주전부리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덕만두를 비롯해 공갈빵·홍두병 등 맛있는 먹거리가 지천이다. 그중 요즘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핫한’ 주전부릿거리는 화덕만두다. 200도가 넘는 옹기 화덕에 굽는 중국식 만두인데, 일반 만두와 달리 겉이 바삭하다.

한쪽에 꿀을 바르고 겉이 부풀게 구운 공갈빵도 대표적인 먹거리다. 또 큼직하고 부드러운 빵에 팥소가 듬뿍 들어간 홍두병, 두부판만 한 카스텔라를 큼직하게 썰어 파는 대왕 카스테라 역시 젊은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주전부리를 양손 가득 들고 떠나는 차이나타운 여행은 더욱 즐겁다. 짜장면의 탄생과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짜장면박물관, 세계 명작 동화를 테마로 꾸민 송월동 동화마을, 근대 은행과 이국적인 건축물을 박물관과 전시관으로 꾸민 인천 개항장 근대역사 문화타운을 돌아보면 하루해가 짧다.

강원 정선장터의 건강한 주전부릿거리가 한 접시에 담겼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5일장길

강원도 정선에는 투박하지만 건강한 먹거리가 많다.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수리취떡 등 예부터 즐기던 주전부릿거리가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다. 강한 양념 대신 원재료의 고유한 맛이 특징이다. 건강한 정선을 맛보려면 정선아리랑시장(끝자리 2·7일, 토요일)이 제격이다.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 얇게 부치고 김치·갓·무채를 버무린 소를 올려 돌돌 말면 담백하면서도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좋은 메밀전병이 완성된다. 메밀 반죽에 배춧잎을 올려 메밀부치기(부침개의 사투리)를 만들고, 수수부꾸미는 찰수수 반죽에 팥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 기름에 부친다. 수리취향이 은은한 수리취떡, 쫄깃한 감자떡도 발길을 붙잡는다.

정선의 맛을 충분히 즐겼다면 굴피집·너와집 등 전통 가옥을 재현한 아라리촌, 금광과 석회동굴이 어우러진 화암동굴, 철길 따라 그림 같은 풍광을 감상하는 정선레일바이크로 다양한 매력을 느낄 차례다.

인삼 튀김을 조청에 찍어 먹으면 달콤쌉싸름한 맛이 그만이다.

■충남 금산군 금산읍 인삼약초로

충남 금산은 인삼의 고장인 만큼 인삼을 이용한 주전부릿거리를 맛볼 수 있다. 인삼 한 뿌리를 통째로 사용하는 인삼튀김은 조청에 찍어 인삼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다. 인삼순대와 인삼탕수도 맛있다. 끝자리 1·6일에 열리는 금산수삼센터의 수삼 경매, 2·7일에 서는 금산인삼전통시장 등 시장 구경은 금산 여행의 덤이다. 인삼약초정보화마을의 인삼주 만들기는 특별한 체험이다.

그림책을 보며 순수한 시절로 돌아가는 금산지구별그림책마을, 장산호수와 어우러진 하늘물빛정원도 찾아볼 만하다. 임진왜란 때 금산전투에서 순절한 의병 700명을 기리는 금산 칠백의총도 빠뜨릴 수 없다.

경남 통영의 대표적 먹거리 빼떼기죽.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건강식이다.

■경남 통영시 일대

통영은 미항(美港)이다. 시인 백석이 ‘통영 2’에서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 했을 만큼 낭만이 넘치고,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바다가 멋진 곳이다. 이런 통영이 최근 미항(味港)으로 거듭났다. 사시사철 해산물이 풍성하고 그 맛이 뛰어난 데다 통영에 가야 제맛을 볼 수 있는 주전부릿거리까지 더해져 ‘맛의 고장’으로 우뚝 선 것. 대표적 먹거리는 충무김밥과 꿀빵, 빼떼기죽이다. 모두 통영이라서 나온 것들이고, 한 끼가 되는 주전부릿거리다.

통영은 산이나 바다 경치가 두루 좋은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올라 한려수도를 내려다봐도 좋고, 옆구리에 미륵도의 바다를 끼고 출렁출렁 자전거를 타도 좋다. 경사진 골목을 따라 걸으며 바다와 눈 맞춰도 흐뭇하다.

전남 완도군의 새로운 주전부릿거리로 떠오른 ‘장보고빵’. 전복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

전남 완도의 으뜸 해산물이 전복이다. 완도에서 최근 주목을 끄는 주전부릿거리 또한 전복빵이다. 지난해 초 출시돼 ‘빵지순례’ 남도 코스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복빵에는 전복 하나가 통째로 들어간다. 빵을 가르면 오동통한 전복 속살이 가득하다. 웰빙 간식 전복빵은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살리고 비린내는 없앴다. 현지에서는 ‘장보고빵’이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커피와 곁들여 먹어도 궁합이 좋다. 전복빵과 함께 전복쿠키, 해조류라테 역시 은은한 바다향을 전한다. 읍내 음식특화거리에서는 전복해조류비빔밥이 식욕을 돋우고, 최근에는 해조류떡도 등장했다. 입이 즐거워졌다면 완도타워, 완도 청해진 유적, 청산도 등에서 눈이 즐거워질 차례다.

물에 비친 한라산 반영이 신비로운 소천지의 모습.

■제주 서귀포시

제주에는 일부러 찾아가 먹을 만큼 유명한 주전부릿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흑돼지꼬치구이와 꽁치김밥이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힌다. 두툼한 생고기가 빈틈 없이 꽂힌 흑돼지꼬치구이는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두 번 구운 고기를 한 입 크기로 자른 뒤 소스와 가쓰오부시를 듬뿍 얹어 준다. 꽁치김밥은 이름처럼 꽁치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다. 김밥 앞뒤로 꽁치 머리와 꼬리가 나온 독특한 모양과 담백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 돌하르방을 본떠 만든 앙증맞은 풀빵과 새콤달콤한 감귤주스도 인기다.

서귀포에는 전망 좋은 카페도 많다. 바다 전망이 멋진 ‘뷰크레스트’,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민 ‘제스토리’, 리조트같이 이색적인 카페 ‘바다다’ 등이 가볼 만한 곳이다. 한라산 전경이 바닷물에 비친 소천지, 바닷속 신비를 탐험하는 아쿠아플라넷 제주도 빼놓으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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