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알렉스의 Dog썰] 반려동물을 다그치지 말자

잠시 눈을 감아 봅니다. 그리고 머릿속에 애견 훈련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려 봅니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느 성별이 어울릴지 그리고 연령, 옷차림, 풍기는 느낌까지 좀 더 자세히 그 이미지를 그려 봅니다.

자,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떠오르나요. 대부분의 우리나라 반려인들은 흙먼지 묻은 활동복을 입은 젊고 강하고 단호한 남성을 떠올린답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개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면 단호함과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우리의 잠재의식 중에 자리잡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개에게 소리를 치고, 위엄 있는 어조로 꾸짖기도 하고, 때로는 과격한 힘을 쓰기도 합니다.

이런 일방적인 훈련의 방식은 원하던 결과로 연결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나도 모르게 나의 반려견을 억압하게 되고 자연스레 감정적인 문제가 대두됩니다. 게다가 우리의 반려견에게는 두려움, 공격성, 불안감을 심어 주게 됩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함께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야 할 내 반려견과의 유대감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는 점입니다. 즐거워야 하는 교육이 반대로 끔찍한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훈련이라는 단어에는 일방적인 방식과 강압이라는 어감이 녹아 있습니다. 알고 그러는지 모르지만, 많은 훈련사들이 자신의 직업을 나타내는 명칭을 훈련사에서 행동 교정 전문가, 반려동물 교육 전문가, 행동 심리 전문가 등 다른 말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건장한 남성이 주를 이루고 있고, 곳곳에서 강압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여전한 사실입니다.

놀랍게도 반려동물 선진국이자 과학적인 동물 교육의 본산인 미국에 가 보면, 동물을 가르치는 사람은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수많은 동물 교육 세미나와 워크숍 그리고 콘퍼런스에 참석했지만, 젊고 건장한 남성을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왜일까요? 눈치 빠른 분은 아셨겠지만, 동물을 가르치는 데에는 힘이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여성도, 나이가 들어 힘이 약해도 누구든 동물을 가르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자신의 반려견과 멋지게 손발과 호흡을 맞추는 그들의 모습은 ‘가르침에는 힘이 전혀 필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 잠재의식에 자리잡고 있던 기존의 물리력이 기반이 된 훈련 방식을 지우고, 나의 반려견과 튼튼한 유대감을 기반으로 소통을 가르치는 방식을 새로이 정립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방법을 하나하나 함께 알아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