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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날’ 제작보고회 ‘영혼 연기’ 천우희·김남길 연기 소감

한국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 제작 (주)인벤트스톤) 제작보고회가 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이윤기 감독과 연기자 김남길, 천우희 등이 참석했다. 영화 <어느날>은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는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강수역을 연기한 김남길은 이윤기 감독과의 첫 작업에 대해 “그동안 이윤기 감독 영화 팬이었다. 이윤기 감독의 감성이 좋아서 작업을 함께 해보고 싶었다”며 “그렇게 감성적이어서 되게 어두운 스타일일 줄 알았는데 정말 밝더라. 사람들과 잘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현장에서도 친근하게 대화도 많이 하고 반전이었다”고 말했다.

어느날 영화 이미지 갈무리

김남길은 강수 태릭터에 대해 “영상으로 봐서는 암시는 하고 있는데 아픔, 사연이 잘 안 보인다”며 “상처받은 치유자라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남길은 이어 “아내가 죽고 나서 일상을 똑바로 못 보고 살다가 미소를 우연히 만나 세상을 다시 보고 나를 돌아보고 상대의 아픔을 공감해가며 내 자신도 치유하는 이야기”라며 “그러면서 상대도 치유받게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남길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땐 출연을 결정하지 못했었다며 “처음에는 어른 동화같은 느낌이라 못하겠다 생각했었다”고 고백했다.

김남길은 “몇개월 후 보는데 많이 울었다”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 시기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영화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거창하게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제가 느낀 것을 관객에게 느끼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고 이야기 흐름에 욕심이 났다. 이윤기 감독이 여태껏 해오신 정서, 감정을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소역을 연기한 천우희는 “저 역시 처음엔 거절했다”며 “간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처음엔 못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번 이런 장르도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항상 어두운 연기를 해왔지만 내 안의 것을 꺼내 쓰는 것인데, 밝은 면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굉장히 즐겁게 촬영했다”며 “<어느날>도 비슷한 부분들이 많이 묻어나는 것 같다. 일상과 근접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천우희는 “이 영화도 내가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천우희는 혼수상태의 환자와 영혼을 동시에 연기해야 했다. 김남길은 “천우희와 연기한 것과 똑같아야 한다. 매 번 작품을 하며 다음 작품에는 표현하는게 수월하는게 있겠지 했는데 ‘이번에는 갈길에 많이 멀구나’란 자괴감에 빠졌다”고 했다. 또 “혼자해서 무안한 부분도 있었지만 천우희가 먼저 연기를 해줘서 그 영상들을 보고 했다. 개인적으로 내가 민망하고 무안했지만 그렇게 찍힌 영상들은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천우희는 “내가 한번 연기를 하고 내가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등 번갈아가며 해야한다. 그런 것이나 시선맞춤이나 내가 연기했던 것을 기억을 해야하니까 쉽지 않았다”며 “초반에는 연기적으로 고민도 많이 했고 분석도 많이 했다”고 했다. 천우희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영혼이기에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면 안되는 것 아니냐 등 세밀한 부분도 고민했다. 미소 캐릭터가 본인 성격과는 다른 부분도 있었기에 시나리오를 보며 호칭을 고민하기도 했었다는 천우희는 “연기를 하면서 내가 미소라고 이입하고 연기하니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김남길이 무척이나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남길은 천우희에 대해 “처음 만났을 때 천우희는 처음에 만나서 반갑다고 가볍게 인사를 하는데3초간 서로 얼어 있었다. 첫인상은 ‘여자 김남길’이다 싶었다. 나는 평소에 트레이닝복을 자주 입고 다니는데 천우희가 트레이닝복을 입고 왔더라. 그래서 나와 같은 부류인가 싶었다”며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날 봤을 때 이런 느낌일까 싶더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현장에 촬영을 하러 갈 때 꾸미는 스타일이 아니다. 배우로서 임하려면 자연스럽게 하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있는 그대로 가서 배역을 입힌다고 여기는데 김남길과 첫만남 때도 편하게 갔다. 주변에서 꾸미라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그날도 역시 편안하게 갔다. 김남길이 상하의로 맞춘 트레이닝복을 입고 왔는데 ‘편안하게 연기를 임하는 자세를 가진 배우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윤기 감독은 두 연기자에 대해 “김남길, 천우희 모두 말이 없을 것 같았다. 정말 고민했다. 그런데 그 편견은 1분 만에 깨졌다. 말이 너무 많다. 정말 시끄럽다”고 했다.

이윤기 감독은 “트레이닝복을 입는 건 소탈한 배우들도 많아서 괜찮았다. 그런데 둘 다 옷이 한벌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셋이 모여 있으면 그냥 자포자기였다”고 전했다.

이윤기 감독은 영화에 대해 “내가 기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래전부터 기획한 이들과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 이야기가 제가 가진 색깔로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1년이상 했다. 쉽게 결정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윤기 감독은 “스스로 차별화시키지는 않는다. 결국 내가 가진 색깔은 어딘가에는 다 들어가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야기가 다르고 장르적인 특성이 조금 다르다 정도가 차이다. 이번 작품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콘셉트들이 담겨있다”고 했다.

그는 “두 사람과 각자 만났을 때 이거 정말 감독님이 할 거냐고 하더라. 내가 안할 거 같다고 질문하더라”며 “내 색깔이 무거운 쪽이었는데 이건 가볍고 천우희의 표현대로 낯간지러운 부분도 좀 있다. 화사한 부분도 강하고 슬픔도 그 안에 깊이 있다. 나와 매칭이 안되는 부분이어서 처음부터 나를 신뢰하진 않았던 것 같다”는 설명도 했다.

이윤기 감독은 해외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과 비슷한 설정리는 지적에 “원래 각본은 제가 쓴 게 아니다. 사실 원래 각본을 보고 제가 고민을 많이 했다. 유사한 영화들을 찾아봤는데, 그 가운데 그 영화가 있다.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윤기 감독은 이어 “그 영화 말고도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 중에 유사한 영화가 되게 많다. 고민이 되지만, 이 세상에는 유사한 영화가 넘쳐난다. 비슷한 설정도 많다. 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문제지, 그 상황이 유사하다고 해서 이야기가 똑같지는 않다”며 “그 영화들이 어떻게 표현했으면,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다. 고민은 했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하는 거야’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을 했다.

이윤기 감독은 “영화 후반부에 건물 내부에 플랜카드가 걸렸는데 치유와 희망이 적혀있다. 촬영하면서도 몰랐던 부분인데 우연히 영화 속에 글자로 의도한 것처럼 드러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멋있는 말이긴 하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치유와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받아들였으면 한다. 지금 얼마나 나라가 그렇지 않냐. 영화를 통해 휴식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영화 <어느날>은 4월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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