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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 올릴 수 있을 때까지 올릴 것” 박혜진의 성장은 아직도 ‘ing’

아산 우리은행 박혜진이 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기량을 올릴 수 있을 때까지 끌어올려 보겠습니다.”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27)이 개인 통산 3번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하며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지만, 자신은 아직도 성장 중이라고 했다.박혜진은 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99표 중 96표를 얻는 압도적인 지지로 MVP에 선정됐다. 2013~2014, 2014~2015시즌에 이은 개인 통산 3번째 MVP 수상이다. 이로써 박혜진은 정선민(7회), 정은순, 변연하(이상 3회)에 이어 MVP를 3번 수상한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박혜진은 시상식이 끝난 후 “내가 상복이 많아서 그런지 이 상을 벌서 3번째 받는다”며 “받으면 받을수록 부담이 많이 되는 상이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이 부담을 이겨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같이 후보로 올랐던 (임)영희 언니가 나한테 이 상을 양보해준 것 같다는 느낌이다. 너무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올 시즌 35경기 전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평균 13.54점(7위), 리바운드 5.71개(10위), 어시스트 5.11개(1위), 가로채기 1.54개(8위)를 기록하는 등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며 우리은행이 역대 최고 승률(0.943) 기록을 세우며 우승하는 데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아가 은퇴하고 시즌 중반에는 이은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포인트가드 자리에 공백이 생기자 그 자리를 맡아 훌륭하게 빈틈을 채웠다.

박혜진은 “올 시즌 본의 아니게 포지션을 슈팅가드에서 포인트가드로 변경을 했다”며 “포인트가드를 보면서 실수도 많았지만, 하나씩 패스가 성공이 될 때마다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직 20대 중반인 박혜진은 앞으로 10년 이상은 더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현재로는 정선민이 보유하고 있는 MVP 최다 수상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소속팀 우리은행의 전력이 막강해 팀 성적에서도 다른 팀 선수들보다 우위에 있는 것 또한 강점이다. 박혜진의 경쟁자는 다른 팀이 아닌 같은 팀 동료들이다.

하지만 박혜진은 정작 MVP 수상 회수에는 관심이 없다. 박혜진은 “MVP가 받고 싶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팀 성적과 운이 모두 따라줘야 한다”며 “나는 그저 때가 잘 맞아서 수상을 한 것 뿐, 그저 지금처럼 욕심 없이 해왔던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자신이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에 더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박혜진은 “올 시즌 포인트가드를 맡으면서 공부한 만큼 농구가 잘 됐고, 또 그만큼 알아가게 됐다”며 “하면 할수록 농구에 대한 재미가 생긴 것 같다. 여기에 자만하지 않고 기량을 올릴 수 있을 때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영희 언니처럼 플레이 할 수 있다면 나도 그 나이까지는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기 발전에 욕심이 많은 박혜진의 성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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