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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에게 신인상 기쁨보다 더 중요한 존스와의 설욕전

청주 국민은행 박지수가 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존쿠엘 존스(우리은행)와 대등한 승부를 펼쳐보겠어요.”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을 수상했지만, 청주 국민은행 센터 박지수(19)의 마음 속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존스를 만나 복수를 할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박지수는 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99표 중 88표를 얻어 신인상을 받았다. 2위 김지영(11표·KEB하나외환)를 압도적 표차로 제쳤다.

시상식이 끝나면 긴 수상 소감을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박지수는 시상식 후 “농구하면서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이라 의미 있다. 솔직히 이 상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못 받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받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고 짧게 소감을 마쳤다.

박지수는 그보다 존스에 관한 얘기를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박지수는 “10일부터 시작하는 삼성생명과의 플레이오프가 가장 중요하다”며 “신인상을 받았으니 신인다운 패기있는 플레이를 펴리고 싶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우리은행을 만나면 존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박지수는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22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0.41점, 10.2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국민은행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시즌 시작 전 자신에게 붙여진 ‘슈퍼 루키’, ‘괴물 신인’ 등의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런 박지수에게 있어 존스는 자신과 팀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박지수는 지난해 12월17일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뤘는데, 당시 4점·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존스는 25점·14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경기도 우리은행이 59-41로 크게 이겼다.

패배를 곱씹은 박지수는 지난달 3일 우리은행을 다시 만나 2차 연장까지 뛰며 30점·21리바운드의 ‘괴물같은’ 성적을 내 팀의 97-95 승리를 이끌었다. 9점·12리바운드에 그친 존스와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둬 설욕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3일 맞대결에서는 존스가 14점·18리바운드로 9점·7리바운드의 박지수를 다시 압도했다.

신장은 존스가 197㎝, 박지수가 193㎝로 대등하다. 설령 국민은행이 플레이오프를 넘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박지수가 존스를 묶지 못하면 승산은 없다. 박지수가 존스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지수는 “항상 우리은행을 만나면 존스를 상대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만약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면 정규리그보다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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