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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현장] 영화 ‘어폴로지’ <2> 정대협 윤미향 대표,“위안부가 아닌 할머니로 기억해줬으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윤미향 대표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느끼는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윤미향 대표는 7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어폴로지> 상영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에 출연한 길원옥 할머니 건강이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억이 점점 퇴화되고 있다. 바로 전날 수요집회에 다녀오셔 놓고 목요일에 수요집회에 가야한다고 옷을 입으신다”고 할머니의 현재 상태를 전했다.

윤 대표는 영화 <어폴로지>에서 길원옥 할머니(한국)와 함께 위안부 여성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활동가로 출연했다. 윤미향 대표는 “할머니들이 없는 세상이 상상 안된다. 그런 세상이 됐을 때 이 영화가 미래세대들에게 중요한 보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위안부 여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폴로지>의 한 장면. 윤미향 대표와 길원옥 할머니. 사진 영화사 그램.

그는 “강덕경, 김학순 할머니 등 많은 위안부 여성이 사과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던 그때도 지금만큼 여론이 형성돼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존중받지 못하고 손가락질 받게 만든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든다”고 속내를 고백했다.

그는 낮지만 힘있는 어조로 수요집회에 대한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1992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왔다. 8일 여성의 날에 열리는 집회가 1273번째다. 한 주에 한 번 데모하는 게 힘들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미향 대표는 “평화의 소녀상을 만드는 운동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가 영화를 통해 제대로 인식됐으면 좋겠다”며 “위안부 여성들이 ‘위안부’가 아니라 평범한 ‘할머니’로 기억될 수 있는 세상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폴로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납치되고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생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약 20만 명이 넘는 위안부 할머니들 중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를 집중 조명했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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