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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의 Dog썰] ‘고수익’ 동물매개치료? 그런 건 불가능합니다

애니멀 테라피(animal therapy)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강아지가 자폐증 아이의 말문을 열어주고, 잘 짜인 승마 프로그램이 재활 의학의 훌륭한 보조수단으로 높은 효과를 나타내고, 돌고래가 반신마비 환자의 행동 욕구를 자극하는 호르몬 분비를 도와주는 등 동물이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는 기사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렇게 동물을 매개로 사람을 치료하거나 치유하는 일을 애니멀 테라피 혹은 동물 매개 치료라고 합니다.

이러한 동물 매개는 단지 치유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나 다큐를 보면 사이코패스의 상당수가 동물을 학대합니다. 동물을 학대한 경험이 있는 자의 70% 이상이 최소 1회 이상의 범죄를 유발하고, 그중 40%는 강력한 범죄를 저지른다고 합니다. 또 강간범의 48%가 아동기 때 동물을 학대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도 어린 아이들의 정서 고취와 생명에 대한 배려를 함양하기 위해 테라피독(therapy dog)이 절실합니다.

필자는 미국 신시네티에 위치한 ‘Bethesda North Hospital’에서 테라피 독 트레이닝 과정을 이수했는데, 이미 동물 매개 치료가 활성화된 선진국과 우리나라는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동물 매개 치료가 100% 자원봉사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그중 하나입니다. 다시 말해 수익을 위한 직업으로는 행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은퇴한 회사원, 소일거리를 찾는 주부, 딸과 함께 의미 있는 활동을 찾는 어머니 등이 자원해 사회화된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를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동물 매개 치료가 마치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직업처럼 광고를 하기도 합니다. 동물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데 초점을 잡기보다는 자격증 제도를 만들어 수익을 추구하는 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애견 관련 대학에서는 동물매개과를 만들어 학생을 모집합니다. 대학을 간다는 것은 보다 나은 직업을 찾으려는 의도인데, 있지도 않은 직업으로 학생을 모집해 등록금을 받는다는 것은 상당히 모순된 일입니다.

둘째, 동물 매개 치료는 기본적으로 동물이 치료를 위한 수단이 됩니다. 나의 반려견과 호흡하며 유대감을 쌓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매개 활동의 주 목적은 치료이고 개는 보조자로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개보다 더 큰 ‘스트레스 요소를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때로는 매개 활동에 심취한 나머지 반려견의 감정 상태를 놓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내 반려견과 손발 맞춰 병원·학교 등에서 뜻깊은 봉사활동을 하는 일은 정말이지 멋진 일입니다. 그렇지만 개와 조화로운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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