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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인정’ 김민희·홍상수, 둘만의 애틋한 세계에 대중도 동의할까 [종합]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영화 속 자신들의 모습과 분리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선과는 완벽하게 스스로를 분리시켰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해 6월 ‘불륜설’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국내 공식석상에 섰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세상의 비난은 ‘일부’라고 일축했다. 넓은 극장 안에 그들만의 애틋한 세계가 펼쳐졌다.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 언론배급시사회에서는 홍상수 감독과 주연 김민희를 비롯해 권해효, 박예주, 서영화 등 출연진이 등장했다. 그러나 모든 시선은 사생활 루머 이후 국내 취재진 앞에 나선 홍 감독과 김민희에 쏠렸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연인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식적으로 연인사이임을 인정했다.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시사회에 앞서 상영된 영화는 알려진 대로 홍 감독과 김민희의 자전적 얘기라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을 정도로 ‘불륜’에 대한 얘기가 두 시간 내내 흘러나왔다. 유부남 감독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김민희)와 그를 응원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현실처럼 ‘불륜남녀’를 비난하는 쪽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고, 그의 지나간 사랑을 예술로 미화하고자 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은 더욱 솔직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불륜설 진위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진솔하게 사랑하는 사이다”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믿고 있다. 진심을 다해서 사랑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화살을 피하지 않았다.

특히 영화처럼 두 사람은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것이 일부 의견 차이가 있는 이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실시간 검색어나 댓글을 읽어봤다. 모든 사람이 불편하게 보기 보다는 ‘어떤’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며 “개인적인 처지가 다르면 의견도 다를 수밖에 없지 않으냐. 모든 국민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연인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식적으로 연인사이임을 인정했다.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이어 “나나 김민희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며 “우리나라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거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이견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동의할 수 없어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남들에게 그렇게 생각한다”고 담담히 얘기했다.

김민희는 ‘앞으로 홍상수 감독의 배우로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지금 내게 주어진 작업과 환경에 만족한다. 연기할 때 그 과정에만 몰두하고 그걸로 모든 것이 채워지길 바란다”며 “지금 저에게 홍상수 감독과 작업하는 일은 귀한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김민희는 영화 속 ‘영희’와 현실 속 자신을 구분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는 극 중 영희를 응원하고 평생 믿어주는 인물을 연기한 송선미를 두고 “송선미의 배역은 내게, 아니 ‘영희’에게 힘이 되는 존재다. 키도 굉장히 커서 친언니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실수를 하는가 하면, 홍상수 감독을 연상케 하는 연기로 눈길을 잡은 문성근을 두고 “처음 작업했는데 우리 둘이 붙는 장면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잘 만들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연인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식적으로 연인사이임을 인정했다.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또한 영화 속에서 문성근이 홍 감독과 김민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글귀를 읽는 장면에 대해선 “너무 좋은 글을 읽어줬는데 정말 감동받았다”며 극중 인물과 자신을 분리시키지 못하는 면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용기를 낸 만큼 자신을 내려놓고 세상에 맞섰지만, 대중에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영화로만 관심과 집중을 받고 싶다”는 김민희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역시 의문이다.

대중이 그들의 작품세계를 재단할 수 없지만 그들의 태도는 영화를 보는 많은 이들에게 선입견을 만든 것은 분명했다. 영화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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