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정병훈의 신(新)동의보감] 식이요법의 모든 것③

요즘에는 우리가 먹는 먹거리를 단순히 배만 채우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것은 과거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의 얘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기호나 입맛이 중시돼 그에 맞는 음식을 찾다보면 일단 만족은 얻을 수 있으나 정작 나중에 그것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식이요법의 장점과 위력을 다시 한번 짚어 보면, 우선 음식은 아주 부드럽게 작용하지만 그것이 오래되면 그 위력은 골리앗도 넘어뜨릴 만큼 강한 힘을 가지게 된다.

요즘 매일같이 구제역이니 조류독감이니 하는 것들이 돌아가며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왜 이리 자꾸 반복되면서 큰 홍역을 치러야 하는지, 당사자가 아닌데도 가슴이 무너진다.

구제역이니 조류독감이니 하는 것들에서 중요한 것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인데 이는 먹거리와 관련이 깊다. 가령 야생의 닭은 발로 땅을 파고 흙을 먹는 습성이 있다. 매일은 아니고 가끔 말이다. 사실 가축이나 육상의 모든 동물은 맨땅을 밟거나 일부러 파면서 지내고 흙을 이용한다. 발이 흙을 밟으면 발이 단련되면서 전체 발육에 균형이 잡힌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흙에 있는 잡균들의 경우 서로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다. 잡균들은 서로 견제하고 저항하고 도와주는데, 흙을 밟으면 그것에 대한 균형이 동물의 몸에도 전달된다. 특히 동물들은 일반음식에는 없는 흙 속의 미량원소를 섭취하면서 어떤 종류의 환경변화에도 몸이 견딜 수 있도록 준비와 단련을 한다. 이렇게 자란 가축이나 동물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아무리 큰 시련이 와도 웬만큼은 견뎌낸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갇혀서 정해진 사료만 먹는 상황에서는 충분한 면역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가축을 기를 때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야 한다. 한꺼번에 모두는 아니더라도 순번을 맞춰 돌아가면서라도 맨땅을 밟게 해줘야 한다. 철새가 원인이라고 해서 철새를 못 오게 할 수도 없고, 해마다 살처분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한편 약은 한두 번 잘못 먹어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나 식이요법은 며칠 안에 문제를 발견하면 금세 안정 방안을 찾아 회복될 수 있다. 이전부터 말해 왔지만 방향성이 큰 약은 잘못된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식이요법은 빨리 발견하거나 평소 주의를 좀 기울이면 문제를 찾아 원래대로 복원할 수 있다. 물론 엄밀하게 말하면 완전 원상복귀는 어렵다. 어떤 환자에게 딱 3일만 밥과 고기를 먹지 말고 야채와 샐러드만 먹게 권하고 나서 생긴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고질적인 피부병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물론 매일 아침 반복되던 전신 부종과 두통이 3일 만에 환자 스스로 명확하게 느낄 만큼 호전이 된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약간은 의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식이요법은 어떠한 약물치료나 물리적 치료보다 우선한다. 약물치료나 물리적 치료를 아무리 잘 선택해 받고 있어도 먹는 음식이 이와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면 치료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약물치료와 기타의 치료가 식이요법과 같은 방향으로 구사되고 있으면 그 결과는 기대 이상 상승돼 주변에서 흔히 얘기하는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난치병이나 고질병은 강 건너의 남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나 자신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잘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식생활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즐겁게 하는 일이다.

이에 맞춰 스포츠경향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구체적인 식이요법의 종류와 효능을 다음 얘기부터 자세히 전할 요량이다.

바른길한의원 대표원장 정병훈은 누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바둑선수단의 주치의로 활약하며 한국이 금메달을 싹쓸이 하는 데 공을 세워 화제를 모았던 정병훈 원장은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고려한의원 원장과 인동한의원 원장을 거쳐 지금은 바른길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베트남·몽골 등 해외의료봉사와 전국 무의촌지역 의료봉사 활동에 바쁜 정 원장은 대한추나학회·대한자연요법학회·사상체질의학회·대한약침학회 정회원이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