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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의 명암…한국에는 없고, 일본에는 있었다

일본 대표팀 쓰쓰고 요시토모.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1라운드에서 탈락한 한국 대표팀의 아쉬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2라운드 3차전에서 이스라엘을 8-3으로 꺾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이어지는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6전 전승을 달리며 2006, 2009년에 이어 3번째 WBC 우승을 노린다.

1라운드에서 1승2패로 조기 탈락한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일본 대표팀의 행진이 여러 모로 부러울 수밖에 없다.

■25세 4번타자의 대활약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과 달리 일본 대표팀은 이번 대회 새로운 얼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1991년 11월26일생으로 아직 만 25세에 불과한 쓰쓰고 요시토모(요코하마)가 4번타자로 자리를 잡은 것이 눈에 띈다. 쓰쓰고는 이스라엘전에서도 0-0이던 6회 선제 솔로포를 쳐내며 이번 대회 3호 홈런을 기록했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쓰쓰고가 WBC 사상 단일 대회 최연소 3홈런을 친 것에 주목했다. 3홈런을 때린 19명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점을 집중 조명했다.

2010년 프로에 입단한 쓰쓰고는 요미우리-뉴욕 양키스에서 뛴 마쓰이 히데키를 따라갈 대형 좌타자로 조명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타율 0.322에 44홈런 110타점을 기록했다.

한국 대표팀은 거의 10년 전부터 중심 타선의 축에 서 있는 김태균(한화)과 이대호(롯데)를 이번 대회에서도 전면에 세웠다. 중심타선에 가세할 만한 새 얼굴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일본 대표팀이 날아오르자 상대적 빈곤감도 커졌다.

■화수분 투수진

한국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일찍부터 일본 대표팀의 두꺼운 투수층에 대한 부러움이 컸다. 기본적인 구위 차이를 지적하곤 했다. “일본 투수들은 가볍게 던지는 것 같아도 준비 동작에서 릴리스 포인트까지 넘어가는 동작이 짧고 빠르다. 볼끝에 힘이 붙는 이유”라고 했다. 당연히 투수진의 평균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일본 대표팀은 메이저리거는 물론 자국 리그 에이스인 오타니 쇼헤이(닛폰햄)을 이번 대회에 합류시키지 못하고도 투수진 운용에 큰 무리가 없었다. 마운드의 축을 이룬 20대 중반의 투수들이 제몫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우완 센가 고다이(24·소프트뱅크)가 1차례 선발 포함, 3차례 등판해 9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5안타 무실점으로 눈에 띄는 피칭을 했다. 우완 아키요시 료(27·야쿠르트)는 중간 계투 가운데 가장 많은 5차례 등판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등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후지나미 신타로(22·한신)와 오카다 도시야(25·주니치) 등 다른 젊은 투수들도 계투진에서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뜨거운 대회 열기

또 하나 부러웠던 것은 뚝배기처럼 달궈졌던 돔구장의 열기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16일 발표에 따르면,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6경기에는 대회 사상 최다인 20만6534명이 입장했다. 일본 대표팀은 지난 7일 쿠바와 1차전에서는 관중 4만4908명을 불러들여 역대 1라운드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1라운드를 벌인 한국은 흥행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1라운드 A조 6경기 입장 관중이 5만2610명에 그쳤다. 한국 대표팀이 빠진 3경기 관중 기록이 너무 적은 탓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역대 본선 라운드 최소인 총 5만2610명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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