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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홈런’ 안치홍 “시범경기지만 기분 좋네요”

KIA 안치홍이 16일 KT와 시범경기에서 6회말 무사 만루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김종국 3루코치와 손을 부딪히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가 올해는 강한 ‘테이블세터’를 가질 수 있을까. 안치홍(27·KIA)이 그 기대를 채우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안치홍은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시범경기에서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만루홈런을 쳤다. 1-4로 뒤지던 6회말 무사 만루에서 kt 세번째 투수 배우열을 상대로 볼 2개를 골라낸 뒤 3구째 시속 137㎞ 직구가 가운데로 낮게 들어오자 시원하게 걷어올려 왼쪽 펜스를 넘겼다. 이번 시즌 시범경기 1호 만루홈런이다. 팀은 5-8로 졌지만 안치홍의 활약은 큰 의미가 있다.

안치홍은 이날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앞서 2경기에서는 6번과 5번 타순에 배치되다 이날 처음으로 로저 버나디나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KIA는 이번 시즌 타선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4번 타자 최형우가 입단하면서 이범호, 나지완, 김주형, 서동욱 등 장타력을 갖춘 기존 타자들을 대폭 활용해 타선 전체의 장타력을 강화시키려 하고 있다. ‘100억원의 사나이’ 최형우의 합류가 결정적이지만 또 하나의 큰 힘은 군에서 돌아온 ‘키스톤 콤비’ 안치홍-김선빈에 있다. 김선빈의 타순은 9번으로 거의 정해져 있지만 안치홍은 아직 ‘미정’이다. KIA가 이번 시즌 타순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2번’에 자리잡을 것이 유력하다.

KIA는 버나디나를 영입해 톱타자로 활용하고 함께 호흡할 2번 타자를 놓고 고민해왔다. 함께 견줬던 김주찬과 김선빈의 타순이 3번과 9번으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안치홍이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2번 타자는 빠르고 날렵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출루율 좋은 거포형 나지완을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지만 현실적인 무게감은 ‘2번 안치홍’으로 기울어 있다.

안치홍은 잘 치고, 잘 달리며 수비도 잘 하는 만능 선수다. 공을 맞히는 감각과 함께 빠른 발로 2루타 이상 장타를 만들어내는 타자다. 타선 전체를 ‘공격형’으로 만들고자 하는 김기태 감독의 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2번 타자’인 셈이다.

안치홍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더 강한 중·장거리형 타자로 거듭나기 위해 몸을 키웠다. 하체에 비해 약하다고 느꼈던 상체 근육을 키워 몸의 밸런스를 맞추며 파워를 키웠다. “홈런이 아니라 2루타, 3루타를 더 많이 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시범경기에서 첫 만루포를 날리며 올 시즌 기대감을 더 높였다. 안치홍이 데뷔 이후 만루홈런을 친 경기는 군 입대 전인 2014년 8월9일 광주 롯데전이 유일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후반 잠시 타격 침체에 빠졌던 안치홍은 지난 15일까지 2차례 시범경기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 1회 1사 후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0-1로 뒤진 2회 2사 1·3루에는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며 침묵을 깼다.

안치홍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실전 감각을 익히면서 직선타성 타구를 치려고 노력했다”며 “최근 좋은 타구로 연결되기 시작하고 있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홈런을 치니 기분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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