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쳤다하면 안타·홈런,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대호 효과’

롯데 이대호.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시범경기에는 총 5656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3회 이전에 이미 4000여명의 관중들이 좌석을 차지했다. 매표소에는 팬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렸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시범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토요일에 열렸기 때문에 성인에 한해서는 3000원의 요금을 받았다. 응원을 주도하는 치어리더나 앰프도 없었지만 팬들은 모처럼 화창한 봄날 프로야구를 만끽했다.

많은 팬들이 사직구장을 찾은 이유가 있다. 바로 이대호(35·롯데)를 보기 위해서다. 이대호는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을 만족시키는 맹활약을 펼쳤다.

18일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 사직 | 김하진 기자

이날 이대호는 친정팀 복귀 후 처음으로 4번 1루수로 이름을 올리며 선발 출장했다.

첫 타석에서부터 시원한 안타가 나왔다. 나경민과 앤디 번즈의 연속 안타로 1-0으로 앞선 1회 1사 3루에서 이대호는 LG 김대현에게서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두번째 타석에서는 롯데 팬이 그토록 기다렸던 홈런이 나왔다. 4-0으로 앞선 2사 2루에서 두번째 타석에 선 이대호는 김대현의 3구째 129㎞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사직구장이 환호로 들썩거렸다.

두 타석 동안 중심 타자로서 임무를 완수한 이대호는 3회초 수비 때 김대우로 교체됐다. 이날 롯데는 총 18안타를 뽑아내며 11-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이대호가 시범경기 4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1볼넷 타율 7할5푼. 지난 17일 두산전에서 대타로 땅볼 아웃된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이날은 홈런까지 쳤다. 정규시즌을 기준으로 하면 2011년 9월 22일 사직 SK전 이후 2004일만의 홈런이다.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2011년 10월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1976일만이다.

롯데는 ‘영입 효과’를 기대하며 이대호에게 4년 150억원이라는 거액을 안겼다. 이대호는 그런 기대에 걸맞게 시범경기부터 자신의 몸값을 증명하고 있다.

이대호가 라인업에 있는 것만으로도 타선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이대호의 앞뒤 타순에 강민호, 손아섭, 최준석 등을 포진하면 상대 투수로선 곤혹스럽기 그지 없다. ‘티켓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대호 한 명이 온 것만으로도 팬들이 사직구장을 찾는 이유가 된다.

경기 후 이대호는 “밸런스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경기를 나가면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슬라이더가 좋게 맞았다”고 했다.

이대호는 당분간 선발 출장해 2타석씩을 소화할 예정이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타석 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이대호는 “타격감이 너무 좋아서 불안할 정도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하면서 감을 끌어올린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팬들이 사직구장을 찾는 대 대해서는 “좋은 성적이 나면 더 많은 팬들이 찾아올 것이다. 선수들이 더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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