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권혁, 직구 9개로 복귀 신고…"개막전 초점 맞출 것"

한화 권혁이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서 9회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9회가 시작될 때 마운드로 달려오는 투수를 본 한화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전광판에는 ‘권혁’이란 두 글자가 새겨졌다.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서 권혁(34)은 올 시즌 첫 등판을 치렀다.

경기는 1-9로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 kt는 매서운 타격감으로 한화 마운드를 쉼없이 두들겼다. 이날 kt가 뽑아낸 안타는 총 12개였다. 하지만 9회초에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다.

한화 권혁이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서 9회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권혁은 확실히 이름값을 했다. 그가 이닝을 끝내는 데에는 단 9개의 공이면 충분했다.

첫 타자 김동욱을 공 4개를 던져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두번째 타자 김사연은 공 하나로 요리했다. 김사연은 초구를 건드렸고 타구는 우익수에게 잡혔다. 세번째 타자 김종민은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1이닝 동안 권혁이 던진 구종은 모두 직구였다. 최고 구속은 142㎞까지 나왔다.

한화는 1-9로 졌지만 유일한 위안은 권혁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2015시즌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뛴 권혁은 팀 마운드의 핵심이 됐다. 이적 첫 해 78경기 등판 9승13패 17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도 권혁은 마운드의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팔꿈치 염증으로 8월 말부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정규시즌 66경기에 나와 6승 2패 3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3.87로 마감했다.

결국 권혁은 시즌을 마치고 10월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대에 오른 권혁은 찬찬히 재활 과정을 소화하다 마운드에 처음으로 올랐다. 스스로 원해서 치른 등판이었다.

경기 전 한화 김성근 감독은 “던져봐야 안다. 아직 계산에 들어온 선수가 아니다”라고 신중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날 피칭은 개막을 앞두고 있는 김 감독의 구상에 충분히 넣어도 될 정도였다.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한화이기에 권혁의 호투가 더 반갑다. 그리고 권혁을 필두로 부상병들이 속속들이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상무 제대 후 어깨와 손목 통증을 호소해 전력에서 이탈했던 김혁민은 이날 8회 등판해 1이닝 동안 27개의 투구수를 소화하며 2안타 1홈런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권혁과 함께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송창식도 이날 경기 전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남은 시범경기 동안 두 차례 정도 등판할 계획이다.

경기 후 권혁은 “7개월만에 나가는 거라 기대 반, 불안 반이었는데 통증이 전혀 없어서 굉장히 만족한다”며 “남은 기간 동안 세밀한 부분, 특히 가지고 있는 구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스로 컨디션에 대해 70%라고 평가했다.

자원 등판한 이유에 대해서는 “라이브 피칭을 했는데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타자를 실전에서 마주했을 때 느낌이 어떤지 체크하고 싶었다. 운이 좋았는지 깔끔하게 막았다”고 말했다.

뜨거운 응원을 보낸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 권혁은 개막전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개막이 가까워지는데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면서 노력할 것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사직에서는 롯데가 최준석의 7회 동점 홈런에 힘입어 LG를 상대로 3-2로 승리, 4연승을 내달렸다. 마산구장에서 NC와 맞대결한 삼성은 5-0으로 승리하며 김한수 감독에게 시범경기 첫 승을 안겼다. 고척에서는 넥센이 두산에 5-3으로 승리했다. 광주에서는 SK가 KIA를 7-4로 꺾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