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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부터 서미경까지…롯데 총수일가 5명, 한날 한시 법정 출석한 날

평소 경영권 분쟁 등 길고 긴 가족 간 싸움을 했던 일가가 유례없이 한 곳에 모였다.

롯데 총수일가 5명이 한 날 한 시에 모두 법정에 출석한 것이다.

가장 먼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신격호 총괄회장(95)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씨(57)였다. 서미경씨는 오후1시33분쯤 법원에 들어갔다.

서미경씨가 20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서미경씨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세번째 여자로 알려져있다. 이준헌 기자

안경을 쓴 채 검은색 정장을 입은 서씨는 ‘검찰조사에 왜 매번 불출석했느냐’ ‘재판부의 구속하겠다는 말이 영향을 미쳤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이후 1시47분쯤이 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롯데시네마 매점을 헐값에 매각했느냐”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3분 뒤쯤엔 그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3)이 탄 차가 청사 앞에 섰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가(家)의 비리가 계속 언급되는데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마지막으로 오후 2시16분쯤엔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타났다. 빨간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그는 건강 상의 문제로 준비된 휠체어에 올라탄 채 법정으로 향했다. “계속 언급되는 롯데 비리에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느냐”는 질문에는 ‘으음’하는 신음소리만 낼 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큰딸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5)은 구속기소된 상태라서 구치소 호송차를 통해 법정에 나왔다.

이 밖에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인 정책본부 소속 황각규 경영혁신실장(62·사장)과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지낸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66),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67·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57) 등도 피고인석에 섰다.

이날의 롯데 일가족의 조우는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기일엔 피고인들이 모두 나와야 한다는 법원의 규정 때문에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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