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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모래알’ 비판 받은 미국, 이번엔 우승할까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이 거물급 선수들의 출전 거부 등에 관한 잡음을 잠재우고 대회 사상 첫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20일 “스타 선수가 빠진 자리에 새로운 영웅들이 탄생했다”며 미국 대표팀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22일 오전 10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WBC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리벤지 매치를 치른다. 미국은 앞서 2라운드에서 2승1패를 수확하고 푸에르토리코(3승)에 이어 조 2위로 4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미국이 WBC 4강에 오른 것은 2009년 2회 대회 이후 두번째로, 당시 미국은 4강에서 일본에 패해 결승에 나가지 못했다.

WBC 미국 대표팀 애덤 존스(오른쪽)가 18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WBC 2라운드 푸에르토리코전에서 솔로 홈런을 친 뒤 놀란 아레나도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Getty Images이매진스

그간 야구 국제대회에 무관심했던 미국은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메이저리거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현역 최고의 왼손투수로 꼽히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워싱턴)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내야수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등 특A급 선수들이 WBC 출전을 줄줄이 고사했다. 몸값 비싼 선수들의 열의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 속에서도 미국 대표팀은 영웅담을 써내려가는 데 성공하고 있다. 미국 대표팀 애덤 존스(볼티모어)는 지난 19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라운드 마지막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미국이 4-2로 앞선 7회 상대 타자 매니 마차도(볼티모어)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 위에서 극적으로 잡아내 스타로 떠올랐다. 앞서 4회 2-2 동점 상황에서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은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려 상대 선발투수 어빙 산타나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짐 릴랜드 미국 대표팀 감독은 4강 진출이 확정된 후 인터뷰에서 일부 메이저리거의 대표팀 차출 거부 논란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릴랜드 감독은 “WBC 출전 고사는 그들의 선택이다. 그들에 관해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며 “내가 지금 신경쓰는 것은 오직 대표팀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 선수들이 아시아나 남미 선수들에 비해 WBC에 열의가 없다는 비판도 정면으로 부인했다. 대표팀 포수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는 “우리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성장해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했다.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선수들이 WBC에서 똑같이 행동하기를 바라는 건 공정하지 않다”며 “우리 선수들은 분명 WBC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준결승에서 맞붙을 일본은 1·2라운드 6전 전승을 거두고 파죽지세로 4강에 올랐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아마도 세계 최고의 선수일 오타니 쇼헤이(니혼햄)가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음에도 일본의 전력은 강하다”고 평가했다.

애덤 존스는 “일본 야구는 견고하고 깔끔하다”면서도 “미국 타자들은 힘이 더 좋고, 투수들도 더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표팀의 ‘모래알’ 이미지를 의식한 듯 미국이 디펜딩 챔피언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으면서 하나의 팀으로 사기충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스는 “WBC에서 나는 볼티모어를 대표하지 않고 스탠튼도 마이애미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 전체를 대표하고 있으며 이는 꽤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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