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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멤버, 조직력, 강훈련…우리은행 통합 5연패를 만든 ‘세 가지 화살’

아산 우리은행 선수들이 20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승리,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용인 | 이석우 기자

1, 2차전과는 달리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아산 우리은행도, 용인 삼성생명도 모두 있는 것을 다 쏟아내 팽팽히 맞서며 펼쳐진 혈투는 2014년 3월28일 이후 1089일만의 챔피언결정전 연장전 승부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후의 승자는 우리은행이 됐다. 우리은행은 20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 3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83-7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팀 창단 후 통산 9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2012~2013시즌부터 시작된 통합 우승은 올 시즌까지 어느덧 내리 5번을 이어졌다. 통합 5연패는 인천 신한은행(6연패)에 이은 여자프로농구 역대 2위 기록이다.

아울러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통산 5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과 함께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1회)와 코치(7회), 감독으로 경험한 챔피언결정전 우승 숫자는 무려 13번이나 된다.

‘화살 한 개는 꺾을 수 있어도, 화살 세 개는 쉽게 꺾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우리은행에도 통합 5연패가 달성 가능했던 ‘화살 세 개’가 있다. 벤치 멤버들의 성장, 톱니바퀴같은 조직력, 그리고 몇 년 째 이어지고 있는 혹독한 강훈련이 그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은 주전 포인트가드 이승아가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주전 센터 양지희마저 부상으로 시즌 시작을 함께하지 못하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중반에는 포인트가드 이은혜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이 상황을 우리은행은 정면으로 돌파했다. 박혜진에게 포인트가드를 맡겼고, 그로 인해 생기는 공격 부분의 공백은 최은실, 김단비 등 백업멤버들이 완벽에 가깝게 채웠다. 양지희의 자리도 이선화가 시즌 후반부터 경기에 나서면서 해결이 됐다.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은 주전과 벤치멤버들의 조화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다른 팀에 비해 월등히 좋은 조직력도 한 몫을 했다. 통합 5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은행은 선수 한 명에 의존하지 않고 팀 전체가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보이며 상대를 압도했다. ‘스타’는 우리은행에 용납되지 않는 단어다. 이제 우리은행 선수들은 서로의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강훈련으로 다져진 체력은 2~3쿼터 우리은행이 상대 팀과의 차이를 순간적으로 벌려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위 감독 부임 1~2년차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양의 훈련이 싫다며 고개를 흔들었던 우리은행 선수들은 이제 훈련을 안하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응이 돼 버렸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우리은행이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그들은 정규시즌 33승2패, 승률 9할4푼3리의 역대 최고 승률과 챔피언결정전 3승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년 시즌에도 우리은행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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