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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결정을 후회하는 퍼거슨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76) 감독이 9년 전인 2008년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박지성(36)을 제외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퍼거슨 감독은 21일 맨유가 운영하는 ‘MUTV’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결승전에서 박지성을 출전 명단에서 완전히 제외한 것이 여전히 후회된다”며 “박지성은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선수였지만 결승에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박지성은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는 AS 로마(이탈리아)와의 8강과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맞붙은 4강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난적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왼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해 리오넬 메시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결승 진출에 큰 기여를 했다.

알렉스 퍼거슨 | 게티이미지/이매진스

그러나 정작 첼시(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선 선발 제외를 넘어 교체 명단에서도 빠졌다. 첼시를 상대로는 공격적인 선수 구성이 필요했던 까닭이다. 결국, 박지성은 벤치도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퍼거슨 감독은 “당시 박지성을 뺀 것은 내가 감독을 맡으면서 내린 결정 가운데 가장 힘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3년 뒤인 2011년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서는 정반대로 공격력이 뛰어난 대신 수비가 약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출전 명단에서 빼기도 했다. 퍼거슨 감독은 “베르바토프는 내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나도 그가 그런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방법도 찾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세미나에 참석해 결승전 교체 명단을 7명에서 11명으로 늘리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를 결승전에서 빼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어떤 선수도 결승전에서 빠진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감독들과 함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교체 명단을 11명으로 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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