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바로티 시리즈’.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의 외국인 주포 아르파드 바로티(26·헝가리)부터 묶어야했다. 한국전력은 바로티의 화력을 되살려야했다. 1차전 승부 역시 바로티의 움직임으로 갈린 뒤였다. 바로티는 지난 19일 1차전에서 고작 10득점에 공격 성공률 33.33%로 숨죽인 끝에 한국전력 완패의 빌미가 됐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2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바로티와 면담까지 했다. 바로티가 큰 경기에 중압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마음을 달래주려는 요량이었다. 신 감독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신나게 뛰라”는 메시지를 줬다. 그러나 한번 꺾인, 외국인 주포의 기세는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남은 티켓 1장은 현대캐피탈에게 돌아갔다. 현대캐피탈은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22 25-18)으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25일부터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해있는 대한항공과 5전3선승제의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도,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OK저축은행에게 ‘봄배구’ 챔피언 자리를 내준 아픔이 있다. 배구 명문의 명맥을 이어오면서도 2006-2007시즌 이후로는 한 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야말로 10년만의 우승 도전에 나서게 됐다.
2차전 역시 바로티의 공격력에서 갈렸다. 바로티는 새 마음으로 코트에 섰지만 10득점에 공격성공률 29.62%에 머물렀다. 한국전력은 바로티가 부진한 틈에 토종 쌍포인 전광인(10점)과 서재덕(11점)의 분전으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적은 편인 현대캐피탈은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가 4득점에 그쳤지만, 대체요원인 송준호가 13득점에 공격성공률 68.42%로 펄펄 날고 토종 에이스 문성민도 14득점에 공격성공률 56.52%로 활약해 상대의 추격을 여유있게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