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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분석] '식스밤' 뜨거운 성형 논란 “성형이 문제냐, 말한 게 문제냐”

걸그룹 마케팅의 수단은 이제 갈 때까지 가 결국 ‘성형’ 콘셉트로 까지 번졌다. 4인조 걸그룹으로 최근 ‘예뻐지는 중입니다 After’를 내고 활동 중인 식스밤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식스밤은 지난 15일 싱글 <예뻐지는 중입니다 After>를 발매하고 방송활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분홍색 라텍스 의상으로 선정성 논란과 함께 ‘분홍 소시지 걸그룹’으로 이미지 메이킹이 된 이 팀은 이번에는 아예 성형을 콘셉트로 잡았다.

‘성형’을 콘셉트로 한 신곡 ‘예뻐지는 중입니다 After’를 발매한 4인조 걸그룹 식스밤. 사진 페이스 메이커 엔터테인먼트

시작은 멤버들의 소원수리로 이뤄졌다. 네 명의 멤버들은 각종 음악방송을 통해 활동하면서 그들이 가장 못 생겼다고 단언하면서 “활동을 떠나서 여자니까 예뻐지고 싶다”고 소속사에 성형을 제의했다. 소속사 페이스 메이커 엔터테인먼트의 김일웅 대표는 고심 끝에 “아예 그러면 성형을 콘셉트로 잡아서 ‘비포’와 ‘애프터’를 보여주자”고 결정했다.

이들의 입장에서 성형은 지금 대한민국에 퍼져있는 ‘당연한’ 시술이었고, 그들이 보기에 다른 연예인들은 성형을 했으면서도 이를 드러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식스밤은 성형을 결정하고 방송에서 그 사실을 떳떳하게 밝히고 인정을 받자는 의도로 성형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의 결정은 논란을 불렀다. 지난 2월 색색깔의 붕대를 매고 성형수술을 예고한 ‘예뻐지는 중입니다 Before’ 티저(맛보기) 영상이 누리꾼 사이에 논란이 됐다. AFP를 비롯한 외신들도 “한국 사회는 경쟁적이고 외모에 집착한다”는 분석과 함께 이들의 성형 콘셉트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적인 의견들은 지금까지 식스밤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일관된 방향이다. 이 일관성이 ‘노이즈 마케팅’이란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어, 논란의 불씨는 더욱 가열됐다.

걸그룹 식스밤이 지난 달 ‘성형’을 콘셉트로 한 노래로 공개한 ‘예뻐지는 중입니다 Before’의 재킷. 사진 페이스 메이커 엔터테인먼트

식스밤은 지난해 2월 발매된 ‘10년 만 기다려 베이베’에서의 라텍스 의상 논란 이후 멤버 소아가 ‘19금’ 쇼에 출연하기도 했다. 또 다시 성형을 통해 논란의 행보를 시작하자 많은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페이스 메이커 엔터테인먼트 김일웅 대표는 이러한 세간의 지적에 대해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성형을 한 것이 잘못이냐, 아니면 성형했다고 말한 것이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회사의 강요도 없었고 이들은 오히려 지금처럼 성형이 많은 분위기에 식스밤의 성형 ‘커밍아웃’이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성형에 대한 정보를 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라텍스 의상의 경우도 미국 가수나 모델들이 입은 모습을 예쁘게 봐서 결정했다. 이번 콘셉트도 성형을 하는 김에 아예 콘셉트로 잡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코믹한 분위기도 있다”면서 “상업성이 강하다고 비판한다면 상업성 없이 어찌 대중가요를 만들겠나. 노이즈 마케팅을 의도한 것도 아니고 선정성을 의도했으면 노출을 더 했지 이런 콘셉트를 잡진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돈을 훔쳐 성형을 한 것도 아니고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결국 어떻게 해도 비판적으로 보는 분들은 비판적으로 본다. 전체를 설득할 수 없으니 우리를 좋아해주는 분들을 유쾌하게 해드리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독특한 시도들을 많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무대 의상에서는 김연아의 피겨 의상을 모티프로 한 의상을 입는다.

하지만 이들을 비판하는 대중들은 가요계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선을 넘었다고 짚는다. 가수가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해도 결국 그 성공은 실력에 달려있는데 실력이 아닌 콘셉트로 가수 본연의 일을 덮고 게다가 성형까지 콘셉트로 삼는다는 것은 가수들을 지켜보는 10대 등에게 성형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심게 한다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음악평론가는 “주목을 끌어야 한다는 명제가 가수들을 콘셉트 경쟁에 나서게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가요계에는 기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성형을 하는 것, 그걸 말하는 것보다 노래나 뮤직 비디오를 통해 이를 권장하는 것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 본다. 성형외과에서도 ‘비포’ ‘애프터’를 광고에 쓰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인데 가수 마케팅으로 이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소모적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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