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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세운 미국·스트로먼, 푸에르토리코 꺾고 WBC 첫 정상

마커스 스트로먼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야구 종가’ 미국이 처음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상에 올라 자존심을 세웠다.

미국은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WBC 결승전에서 푸에르토리코에 8-0으로 승리했다. ‘야구 세계화’를 목표로 줄곧 안방에서 대회를 주최하면서도 2009년 2회 대회 4강이 최고 성적이었던 미국은 4번째 도전에서야 WBC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WBC에서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각 팀 주전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하면서 명예회복을 별렀다. 그럼에도 출발은 힘겨웠다. 1라운드 탈락 위기에서 3차전 캐나다를 이겨 겨우 2라운드에 올랐다. 강호들이 모인 2라운드에서도 1승1패를 기록한 뒤 대회 디펜딩챔피언 도미니카공화국을 만나면서 고비를 만났지만 6-3으로 승리, 4강에 진출했다.

위기를 잘 넘긴 미국은 점차 강해졌다. 준결승에서는 일본을 2-1로 누르고 WBC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이번 대회 7전전승을 달리던 푸에르토리코까지 넘어 WBC 정상을 밟았다. 결승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우완 마커스 스트로먼(26)의 활약이 돋보였다. 키가 1m73㎝에 불과한 스트로먼은 푸에르토리코 강타선을 6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미국 국적의 스트로먼은 미국인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WBC 규정에 따르면 스트로먼은 푸에르토리코 대표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WBC 당시 마이너리거였던 스트로먼이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에서 외면받은 기억 때문이었다.

마커스 스트로먼(오른쪽)이 경기 뒤 푸에르토리코 선수들과 만나 얘기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스트로먼은 2라운드 푸에르토리코전에도 등판해 4.2이닝 8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결승에서 완벽투로 ‘어머니의 나라’를 향한 아쉬움을 모두 털어냈다.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 2.35를 기록한 스트로먼은 대회 MVP에 선정됐다. 스트로먼은 우승을 확정한 뒤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을 찾아 위로했다.

타선은 스트로먼의 어깨를 가볍해 해줬다. 3회초 이안 킨슬러가 푸에르토리코 선발 마이크 아빌레스를 상대로 중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5회 무사 1·2루에서는 크리스티안 옐리치의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았고, 계속된 2사 1·3루에서는 앤드루 매커친의 내야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미국은 7회 3점을 뽑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라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했던 푸에르토리코는 이번 대회에서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2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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