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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기념사업추진위, 설민석에 해명 요구 “진정성 있는 사과 촉구”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기념사업추진위·상임대표 박남수)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강사 설민석씨의 강의 내용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기념사업추진위는 24일 공개질의서를 통해 “(설민석씨의 발언은) 3·1운동의 의의 전체를 희석시키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이 되었던 3·1운동 정신을 왜곡하는 데로 나아간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며 “설민석씨의 성의 있는 답변과 진정성이 담긴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설민석씨는 최근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운동선언문을 낭독한 태화관을 ‘룸살롱’으로, 손병희의 부인 주옥경을 ‘태화관 마담’으로 표현하고 ‘민족대표 대부분이 변절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설씨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제 의도와는 다르게 사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족 분들께 상처가 될 만한 지나친 표현이 있었다는 꾸지람은 달게 받겠다”며 사과했다. 기념사업추진위는 그러나 “이는 ‘지나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허위사실의 적시를 통해 본인의 논지(태화관에 모인 민족대표에 대한 비판)를 정당화하고자 한 서술(강의) 방법론에 대한 분명한 ‘정정’과 명확한 사과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라며 “이미 발표한 입장문 정도로는 결코 설민석씨로 인하여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입은 후손과 후학들이 납득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3·1운동이라는 민족의 기념비적 역사의 정당한 평가와 계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념사업추진위는 공개질의서에서 “‘태화관’을 ‘룸살롱’으로 표현한 것은 명백하게 민족대표들의 회합장소에 대한 ‘폄하’를 바탕으로 민족대표의 역할을 축소하고, 그분들을 비난하기 위한 왜곡”이라면서 “시대적 맥락 속에서 태화관의 용도를 정확하게 소개하고, ‘요릿집’이었다고 해서 민족대표들의 거사(독립선언서 발표)의 의의가 축소될 수 없음을 인정”하라고 밝혔다. 기념사업추진위는 또 “기미년 당시 주옥경은 손병희 선생의 부인이자 비서로서 민족대표들 간의 연락과 안내를 맡아 진행하는, 독립선언의 숨은 주역의 한 분이며 또한 여성운동의 선구자로서도 큰 공헌을 한 분”이라며 “‘마담’ 운운한 것 역시 ‘과도한 표현’이나 ‘사실 해석’의 범주를 넘어서는 ‘명백한 왜곡’이자 ‘명예훼손’이며 ‘역사의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할 인물과 그의 역할을 폄훼하는 망발”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추진위는 민족대표 33인이 학생들이 모여 있는 현장에 나와 있지 않았던 데 대해서는 당대에도 이미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으나 “설령, 이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민족대표의 역할이 3월1일의 ‘현장지휘’보다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민족대표들이 변절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양한묵·박준승·손병희·이종일·이종훈이 순국했고 살아남은 이들도 3명을 제외하고는 일제에 대해 비타협적 태도로 일관하거나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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