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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와 새 얼굴…2017 시범경기가 낳은 두 가지 반란

KT 선수들이 지난 17일 KIA전을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막을 내렸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2주 동안 치른 58경기를 통해 막내 구단 kt와 프로야구의 새 얼굴들이 반란을 예고했다.

26일 끝난 시범경기에서 지난 2년 연속 정규시즌 최하위였던 kt가 7승1무3패로 1위를 차지했다.

시범경기 결과가 정규시즌 순위가 직결되지는 않는다. kt는 지난해에도 시범경기 2위를 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kt의 시범경기 1위는 새로운 분위기 속에 ‘성장’을 바탕으로 나온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

김진욱 감독 체제로 출발하면서 전력을 보강하지 못한 kt는 각 포지션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치러왔다. 1군 경험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많은 kt에서 ‘경쟁’은 ‘성장’의 효과를 내고 있다. 다른 팀들과 달리 거의 모든 경기를 베스트 라인업으로 치르며 일찍부터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경쟁 속 성장이 kt의 시범경기 반격을 이끌었다. 2년 동안 선발로 뛰면서도 확실히 자리잡지 못했던 투수 정대현(26)은 2경기에서 평균자책 1.64로 3위를 기록했다. 올시즌도 선발 한 자리를 확정한 채 보다 안정된 제구로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베테랑 박기혁과 함께 유격수 자리를 책임질 내야수 심우준(22)은 출루율 1위(.417), 타율 2위(.382), 장타율 2위(.559)에 올랐다.

개인 타이틀에서는 신예들의 반란이 뜨거웠다.

넥센 신인 내야수 이정후(19)는 타격 거의 전 부문에서 NC 중견 내야수 모창민(28)과 2파전을 벌였다. 25일까지 타율·안타·출루율 1위를 지키다 최종전인 26일 삼성전에서 1타석밖에 나서지 못해 규정타석에 2타석 모자라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타율 4할5푼5리(35타수 15안타), 출루율 4할8푼6리로 대활약했다. 최다 안타(15개)에서는 모창민과 나란히 공동 1위에 올랐고 득점(9개)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넥센 지명 당시부터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로 유명했던 이정후는 가능성을 확실히 인정받은 채 넥센의 내·외야 경쟁 구도를 더욱 뜨겁게 만들 대형 신인감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 입단한 한화 중고신인 김원석(28)도 홈런 3개로 공동 1위에 올랐다.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초반 제외되는 외야수 이용규를 대신해 중견수 자리를 확보한 김원석은 타율은 1할6푼1리(31타수 5안타)에 머물렀지만 수비력과 함께 장타력에 가능성을 보이며 무명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을 거쳐 롯데에 입단한 2년차 외야수 나경민(26)은 도루 1위(5개)에 올랐고, 올시즌 두산의 필승계투조로 낙점받은 대졸 신인 김명신(24)과 고졸신인 박치국(19)은 홀드 1위(3개)로 시범경기를 마치면서 데뷔 첫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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