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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단체들 “이순자, 피해자 피로 옷 버려 살인자도 피해자라는 논리”

광주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2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78·사진)가 자신의 회고록 에서 자신과 전 전 대통령이 ‘5·18의 억울한 희생자’라고 주장한 데 대해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흘러나온 피로 자신의 옷도 버려 피해자라는 어이없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 씨가 <당신은 외롭지 않다>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자신들은 광주와 무관하다’, ‘자신들도 5·18의 피해자’라는 등 해괴한 논리와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 단체들은 “전두환은 지난 1997년 4월17일 대법원 판결에 의해 ‘내란목적살인죄’로 무기징역의 단죄를 받았다”며 “당시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그의 죄는 차고 넘쳤다”고 말했다.

자신을 ‘5·18 희생자’라고 주장한 이순자씨

이들은 “전두환 일당이 사면을 통해 석방돼 버젓이 활개치고 다니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피해자들과 광주시민들은 두 번 죽임을 당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심지어는 5·18이 일어난 지 37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온갖 왜곡과 중상에 신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역사의 죄인들이 회고록으로 자신의 죄를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살아있는 동안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은 오직 진실을 제대로 밝히고 저지른 범죄에 대해 용서를 구함으로써 상식을 가진 시민의 일원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전두환, 이순자 회고록 같은 퇴행은 5·18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결과”라며 “차기 정부에서 발포책임자와 헬기 사격 등 가해자들의 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 지난 24일 720쪽 분량의 회고록을 내놓았다. 이씨는 이 책에서 “어찌된 셈인지 광주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남편을 악몽처럼 따라다녔다”거나 “오랫동안 따라다녔던 양민학살자라는 누명”이라고 주장했다.

또 1996년 5·18 희생자 영가천도 기도를 올려달라고 하며 한 스님에게 “저희 때문에 희생된 분들은 아니지만, 아니 우리 내외도 사실 5·18사태의 억울한 희생자이지만”등 표현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시민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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