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위기 맞은 롯데그룹, 유통 全계열사 통합 프로모션…1조원 물량 푸는 이유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롯데그룹이 전방위적으로 ‘정면돌파’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움츠러든 내수 시장에서 수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계열사 간 힘을 모으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 사업 철수설’까지 나돈 롯데그룹은 최근 중국 법인에 36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긴급 투입해 중국 내 ‘롯데마트’ 사업 지속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난 1994년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챙겨온 중국 비즈니스가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좌초할 수도 있다는 냉혹한 현실 분석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선양과 청두에 초대형 복합쇼핑몰 단지 프로젝트 구축을 그려온 입장에서 철수보다는 ‘추가 투자’로 중장기적 대응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롯데그룹의 행보를 두고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진출의 경합 무대인 중국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큰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의사결정에 반영됐을 것”이라며 “롯데는 마트에 이어 복합 쇼핑몰과 테마파크, 심지어 고급형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등을 중국 현지에서 준비해 왔기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 이어 빨간불이 켜진 내수에서는 매출이 급감한 면세점 살리기와 계열사 간 ‘이익’ 확대를 위한 연계작전을 도모하고 있다.

예컨대 롯데그룹은 이달 말부터 그룹 내 주요 유통 계열사들이 모두 동참하는 통합형 프로모션을 연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몰, 롯데시네마, 롯데마트, 롯데슈퍼마켓, 롯데닷컴, 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내 14개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는 것이 골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최다 유통채널에 멤버십 플랫폼까지 갖춘 강점을 극대화해 줄어든 쇼핑 수요를 견인할 요량이다. 프로모션 규모만도 무려 1조원대다.

또 이번 통합 프로모션 행사 기간 중 롯데월드타워점을 개장해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릴 예정이다.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월드타워 기념상품들이 이 기간에 한정 판매에 들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월드타워 도안이 새겨진 5만원짜리 롯데상품권도 제작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예년에도 엇비슷한 통합 프로모션 마케팅을 벌이기는 했지만 이번 형태는 말 그대로 ‘비상’ 운영 체제에서 나온 것으로, 내수를 견인하려는 돌파구”라며 “프로모션 혜택과 실적을 일부 계열사로 몰아주기보다 롯데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시너지를 높여 사실상 살아남기 위해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요구에 따라 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한 점이 이렇게 큰 부담으로 돌아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넋놓고 내수 시장을 버려 둘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7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비리 사건 2차 공판에 출석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