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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기 UP…2017 흥행 예감, 시범경기에 답 있다

26일 잠실구장을 찾은 많은 관중이 LG-두산 시범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엘롯기’의 흥행 예감이 심상치 않다.

26일 막을 내린 시범경기에 이어 31일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마지막 준비기간이자시즌 흐름을 미리 예상할 수 있는 시범경기를 통해 올시즌 가장 큰 기대요소도 드러났다.

58경기에 총 19만8907명이 입장했다. 평균 관중 3429명으로 81경기를 평균 3732명이 관람했던 지난해에 비해 약간 줄었다, 이 가운데 ‘흥행’의 열쇠가 명확하게 나왔다.

수원구장 증축공사로 원정경기만 치른 kt를 제외하면 9개 구단 가운데 한화, KIA, 롯데, LG 등 4개 구단 평균관중이 증가했다. LG는 4경기에서 지난해보다 16% 많아진 9407명이 입장해 두산을 제치고 평균관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홈 경기를 두산과 치러 두산 팬 유입 효과가 섞였지만 팬들의 관심이 분명히 높아졌음을 수치로 보여줬다. 가장 큰 폭으로 관중이 증가한 구단은 KIA와 롯데다. 광주와 부산은 마산과 함께 지리적으로 관중몰이가 쉽지 않다. 지난해 NC보다 조금 많았던 KIA와 롯데의 평균관중은 올해 42% 증가했다. 한화도 지난해보다 19% 많은 관중을 끌어들여 수도권 팀들을 제치고 LG·두산에 이어 가장 많은 시범경기 관중을 모았다.

네 구단은 공통적으로 프로야구 흥행의 열쇠를 쥐고 있다. 특히 LG, 롯데, KIA를 통칭하는 ‘엘롯기’는 성적만 뒷받침되면 관중 숫자에서도 폭발력을 선보일 프로야구 흥행 시장의 유망주다. 세 구단 모두 스토브리그에서 전력을 보강한 올시즌이 그 적기로 평가받고 있다. 세 구단은 자유계약선수(FA) 차우찬(LG), 이대호(롯데), 최형우(KIA)를 영입했다. 셋의 몸값만 합쳐도 345억원이다. 암흑기를 탈출해 최근 4년 동안 3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마운드를 강력하게 채웠고 지난해 5년 만에 가을야구를 살짝 맛본 KIA는 타선을 강화해 좀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한다. 특히 2011년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이대호는 사직구장을 다시 달굴 흥행 에이스다. 지난 시범경기 평균관중 최하위였던 롯데 홈 관중 증가율이 이 기대치를 미리 보여줬다.

지난해 프로스포츠 최초로 8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엘롯기’의 변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시범경기를 통해 변수도 나타났다.

삼성과 넥센의 관중이 상당한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시즌 시범경기에서 삼성은 8745명으로 평균관중 1위를, 넥센은 4203명으로 5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평균관중은 각각 59%와 32% 감소했다.

신축구장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인듯 보인다. 삼성과 넥센은 모두 지난해 라이온즈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이전 구장들에 비해 관중 수용 규모도 커진 데다 첨단 시설을 갖춘 새 구장과 국내 최초의 돔구장이라는 특색에 많은 팬들이 시즌 전부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더이상 구장 효과는 없어보인다. 넥센은 2주 연속 주말 경기를 고척돔에서 가졌지만 지방인 대전·광주보다도 흥행하지 못했다. 삼성은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하다 9위로 급추락한 성적과 함께 주축 선수들의 잇딴 이탈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 감독 체제로 출발하는 양 팀 역시 변신을 준비중이다. 삼성은 ‘국민타자’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을, 넥센은 대형 신인 탄생을 예고한 이정후의 등장을 통해 정규시즌에서는 더 뜨거운 관심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시범경기 평균관중이 지난해에 비해 조금 줄었지만 정규시즌을 앞두고 시작이 나쁘지 않아보인다”며 “날씨 등 환경적인 요소만 받쳐준다면 800만 관중을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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