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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다릴걸 블레이클리는 왜 건드려서 우리팀을 망쳤어” 유재학 감독 기습 질문에 당황한 김승기 감독, “조급해서... 죄송”

김영만 원주 동부 감독은 28일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한 팀을 상대로 하는 질문 시간에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에게 가드 키퍼 사익스(179㎝)에 대해 물었다.

안양 KGC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이 28일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통합 우승 의지를 밝히고 있다. /KBL 포토

“사익스가 초반에 적응 안되고 힘들어 하다가 막판에 좋아졌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셨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사익스가 시즌 초반과 달리 후반에 들어가면서 KGC의 핵심전력으로 변신한 과정을 물은 것이다.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오세근, 이정현과 잘 맞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시즌 초반에 (사익스가 제 활약을 못하면서) 제 눈이 잘 못됐는게 아닌가 생각했고, 선수들도 감독의 눈을 의심하는 상황까지 갔었다. 하지만 끝까지 기다린게 지금의 키퍼 사익스다. 지금은 팀에 공수에서 완벽하게 적응했기에, 플레이오프에서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때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그렇게 기다릴 걸, 블레이클리를 건드려서 왜 우리 팀을 망치는 거야?”라고 물은 뒤 “답변!”이라며 김 감독을 쳐다봤다. 순간 장내엔 폭소와 함께 긴장감이 흘렀다. 유 감독이 격식을 파괴하고 반말로 질문하며 시즌 중 선수 교체를 두고 있었던 두 팀의 갈등 문제를 꺼낸 것이기 때문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28일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BL 포토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가 초반에 제 활약을 다하지 못하자 모비스에서 대체선수로 뛰고 있던 블레이클리의 대체 승인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그로 바꾸려고 시도했었다. 블레이클리는 KGC의 대체 의사에 응하지 않고, 해외 리그로 가겠다며 한국을 떠났다. KGC가 블레이클리로 교체하려던 의사가 없었다면 모비스는 블레이클리를 계속 대체선수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선배 감독의 갑작스런 질문에 김 감독은 얼굴이 빨개지며 “기다리려고 했는데, 조급증이 있었던 것 같다. 유 감독님 처럼 오래했으면 안 그랬을 텐데, 그 당시엔 조급증이 있었다”면서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그런 일이 절대 없을 겁니다”라고 사과했다.

공식석상에서 사과를 받은 유 감독은 살짝 웃은 뒤 “답변 고맙고, 그러면 우승을 위해서 제일 넘어야할 고비가 어떤거라고 생각하는지”라며 다음 질문으로 이어갔다. 김승기 감독은 “제가 생각하기에 챔피언 상대가 될 팀은 오리온이라고 생각하고, 챔프전에서 만나서 꼭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는 대답으로 마무리했다.

사익스를 놓고 벌어졌던 시즌 중 두 팀의 갈등은 유 감독의 기습 질문과 김 감독의 공식 사과로 말끔히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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