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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아] 급한 불 껐지만…경기 내용은 ‘낙제점’

안방에서도 쉽지 않았다. 전반 초반에 터진 선제골이 없었더라면 한국축구는 또 한번 고개를 떨굴뻔했다.

슈틸리케호가 천신만고 끝에 벼랑에서 탈출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4분에 나온 홍정호(장쑤)의 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예선 4승째(1무2패)를 거두며 승점 13점을 쌓아 조 2위를 지켰다. 지난 23일 중국 원정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하며 월드컵 본선행 위기감이 컸던 한국은 힘겹게 시리아를 꺾고 급한 불은 껐다. 시리아에 패하면 최악의 경우 조 4위까지 떨어질 수 있었던 한국 축구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축구국가대표 홍정호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첫골을 성공시키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17.03.28 / 상암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그러나 승리의 결과를 빼면 내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그동안 최종예선 홈 경기에서는 매번 멀티골을 터뜨리며 3연승을 달렸지만 이번에는 가까스로 승리를 따는데 만족해야 했다. 공격의 날카로움은 없었고, 시리아의 만만찮은 공세를 힘겹게 막아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서 부진했던 원톱 이정협(부산) 대신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원톱으로 놓고, 경고 누적에서 돌아온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2선에 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반 4분에 선제골이 나올 때만해도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한국은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가 걷어낸 볼을 수비수 홍정호가 문전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선제골 이후 흐름은 답답했다. 김진수(전북)와 남태희(레퀴야) 등이 몇 차례 중거리슛을 날리긴 했지만 공격의 흐름은 원활하지 않았다. 상대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1-4-1로 포메이션을 전환하고 손흥민과 구자철 등의 위치를 바꾸는 등 변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축구국가대표 슈틸리케 감독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코치진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7.03.28 / 상암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전반 30분에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시리아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가 알라 알 스브리를 놓쳐 자유롭게 슈팅을 허용했다. 다행히 공은 골대 위로 날아갔다.

후반 초반에는 시리아의 공세에 전원이 수비로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후반 9분 고명진 대신 한국영을 투입한 것도 수비 안정을 위해서였다. 한국은 후반 11분 손흥민의 프리킥을 남태희가 헤딩슛으로 시도했으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후반 17분 기성용의 스루패스를 받아 황희찬이 침투해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를 맞았다.

이후 다시 시리아의 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26분 한국 미드필드 중앙이 무너지며 순식간에 볼을 잡은 피라스 알 카팁이 골키퍼와 맞선 기회에서 왼발 강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권순태가 얼굴로 막아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골대가 한국을 살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제대로 한국 수비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볼을 피라스 알 카팁이 다시 왼발 강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옆으로 흘렀다. 한국은 곧이어 주심의 종료 휘슬에 악전고투 끝에 승리를 확정했다.

한국은 오는 6월13일 카타르와 최종예선 원정 8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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