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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교환이라더니…’ 브라이텍스, 보상기준이 기가막혀!

“사고 나면 새 것으로 교환해 드려요! 단, 비싼 차여야만 해요?”

국내 점유율 1위 카시트 브랜드 브라이텍스의 ‘사고 시 무상교환’ 프로그램이 소비자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무늬만 무상교환’인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카시트를 장착한 상태에서 사고가 날 경우 새 제품으로 바꿔 준다는 것이 브라이텍스의 ‘사고 시 무상교환’ 프로그램이다. 이 브랜드가 비교적 고가임에도 시장에서 1위를 하는 데에는 ‘무상교환’ 마케팅이 한몫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

하지만 실제로 사고를 당했을 때 제품을 새 것으로 교환받으려면 회사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차량의 파손 정도가 아니라 일정 금액 이상의 수리비가 ‘교환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브라이텍스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세피앙은 무상교환의 기준을 ‘400만원 이상의 차량 수리비용이 나온 사고’로 못박고 있다. ‘경차의 경우에는 차량가의 4분의 1 이상’이라는 조건을 달아 놓았지만, 신차 가격이 140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350만원 이상으로 거기서 거기다.

문제는 이 ‘교환 기준’에 있다. 차종에 따라 수리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 예를 들어 BMW 5시리즈의 경우 앞 범퍼와 헤드라이트 등이 파손되는 가벼운 사고에도 수리비는 400만~500만원이 나온다. 하지만 경차는 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큰 사고를 겪어야만 이러한 수리비가 나온다. 결국 카시트를 무상으로 교환받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사고가 났는지보다 무슨 차를 타고 다니는지가 더 중요한 셈이다.

브라이텍스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사고 차량의 사진과 차량에 장착돼 있던 카시트 사진. 브라이텍스의 국내 유통사인 세피앙은 ‘무상 교환’의 조건으로 사고를 당한 차주들에게 이러한 사진들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국오토모티브컬리지의 최우진 교수는 “차종의 구분 없이 수리비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많다”면서 “결과적으로 부자들만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세피앙 관계자는 “고객들의 형평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기준”이라면서도 “(교환 기준 변경에 대해) 내부에서 협의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피앙 홈페이이에 게재돼 있는 ‘무상 교환’의 조건. 사고 당시 반드시 아이가 타고 있었어야만 무상 교환을 받을 수 있다.

차량 수리비가 무상 교환의 기준을 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조건은 사람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한다. 교환을 신청하려면 최소 5장 이상의 해당 사고 사진을 회사에 보내고, 이 사진들이 회사의 홍보활동에 사용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게다가 하지만 무상교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가 사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었다’는 증명도 해야만 한다. 세피앙의 무상 교환이 진정성은 없고, 단순 마케팅 수단으로만 비쳐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피앙 홈페이지에서는 ‘카시트는 눈에 띄는 손상이 없더라도 안전을 위해 반드시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도’를 넘는 마케팅을 진행하는 업체가 종종 보인다”면서 “대부분의 카시트 브랜드가 비슷한 교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일 수 있는 차량사고 사진을, 그것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는 회사가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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