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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 공포물 ‘시간 위의 집’ 실컷 웃다 갑니다

‘웃기는’ 스릴러 영화가 나타났다. 그 어떤 코미디도 이보다 웃길 순 없다. 영화 <시간위의 집>(감독 임대웅)이 스릴러란 장르에도 보는 이의 웃음보를 연신 자극하는 마력을 발휘했다. 안타까운 건 이것이 ‘실소’(어이없어 터지는 웃음)라는 점이다.

<시간위의 집>은 판타지 스릴러 공포물이다. 의문의 살인 현장에서 범인으로 지목된 평범한 주부 ‘미희’(김윤진)가 25년 수감 생활 뒤 집으로 돌아와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시간위의 집’ 포스터, 사진 페퍼민트앤컴퍼니

시작은 나쁘지 않다. 극중 미희는 남편인 ‘철중’(조재윤)의 사망과 아들 실종 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쓰고 긴 시간 수감된다. 눈 앞에서 아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그를 믿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처럼 첫 설정은 평범했으나 이후부턴 감독의 과한 욕심이 독이 됐다. 유명 영화에서 봤음직한 온갖 소재들이 곳곳에 뒤섞여 작품은 너덜너덜해졌다.

일본귀신, 한국귀신(귀신이 아닐 수도 있다) 등이 등장하기도 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종교가 투입되며 ‘글로벌’ 공포물을 만들었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국적 불문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에 관객들은 개연성이란 잣대를 일찌감치 포기할 수밖에 없다.

요새 한창 유행 소재인 ‘시간’도 손 댔지만 차라리 건들지 말았어야 했다. 마치 김치찌개에 된장을 더 넣은 것처럼 내 맛도 네 맛도 아니게 변했다. 여기에 모성애 코드까지 얹어 휴먼드라마로 대미를 장식하려 했으나 그저 그런 ‘잡탕’이 완성됐다.

‘월드스타’ 김윤진이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애초 망친 요리를 살릴 순 없었다. 1인2역을 오가며 분투했지만, 매력적인 연기력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옥택연은 연출의 피해자다. 스크린 데뷔작이라 의욕은 충만했으나, 감독은 이를 제대로 콘트롤하지 못한 듯 하다. 어색한 표정 연기와 쓸데없이 진지한 톤 앤 매너로 우스꽝스럽게 포장됐다.

이처럼 정체불명의 맛을 보니 관객은 ‘어이쿠’하며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보는 이를 잡고 흔드는 것이 러닝타임 100분 내내 이어진다. 다만 온라인 사이트에서 패러디될 부분은 분명 있어 다른 용도로 흥행 가능성을 기대케 한다. 다음 달 5일 개봉한다.

■고구마지수 2.5개

■수면제지수 3개

■흥행참패지수 4.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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