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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과 함께 사라진 그들…외국인선수 ‘4월 잔혹사’

2016년 한화 용병 에스밀 로저스와 2006년 LG 외국인투수 매니 아이바.

31일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은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다. 외국인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이처럼 높아진 프로야구에서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에게 발생하는 문제는 팀 전력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롯데가 개막을 코앞에 두고 외국인투수 파커 마켈을 닉 애디튼으로 급히 교체하고 삼성이 에이스로 기대했던 앤서니 레나도를 부상 치료차 일본으로 보낸 것은 팀으로선 뼈아픈 타격이다. LG 역시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의 부상 공백으로 초반이 험난해졌다.

외국인 선수 문제로 ‘4월 잔혹사’를 겪은 구단이 이전에도 종종 있었다.

지난해에는 당시 역대 최고액인 190만달러에 한화와 재계약한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4월을 허송세월하다가 5월에 복귀했으나, 결국 수술대에 오르며 팀을 떠났다. 한화는 그 여파로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낸 뒤 대추격전을 벌였으나 5강 진출엔 실패했다.

2006년 LG 외국인 투수 매니 아이바는 ‘용병 잔혹사’를 대표한다. 직전 윈터리그에서만 해도 패기 넘치는 공을 던지던 아이바는 부상을 이유로 출격을 미루더니 결국 팔꿈치 통증으로 변화구 구사에 어려움을 토로한 끝에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퇴출됐다. 2010년 LG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에드가 곤잘레스는 면도날에 오른손 중지를 베인 끝에 시범경기부터 거르더니 정규시즌 9경기에 등판, 6패만을 기록하고 떠났다.

2012년 한화 외국인투수 브라이언 배스 또한 1군에 2경기에만 등판해 평균자책 48.60을 기록하고 퇴출됐다.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진 배스는 시즌 준비 과정에서 구속이 140㎞선에 머물자 “날이 더워지는 7월이 되면 150㎞를 던질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구단에서는 기다릴 수 없었다.

타자 중에는 2014년 SK 루크 스캇이 잔혹사의 주인공이었다. 빅리그 통산 홈런 135개를 때린 이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시즌 초반 손목 부상으로 엔트리를 들락거리더니 복귀 뒤 당시 이만수 감독에게 항명까지 한 끝에 팀을 떠났다.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골치 아픈 외국인선수를 안고 시작한 팀은 매번 험난한 레이스를 했다. 올해 역시 외국인선수 활용에 차질을 빚으며 시즌을 시작한 팀은 그 문제부터 털어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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