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긴급진단] 슈틸리케 경질, 안 하나 못 하나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팬과 언론의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대로는 최종예선 통과를 장담할 수 없고, 설령 본선에 진출하더라도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데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일부에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원로들을 상대로 슈틸리케 감독 교체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협회의 한 관계자는 “그건 정 회장 스타일이 아니다. 와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거취 문제는 철저히 이용수 기술위원장한테 맡기는 스타일이라는 설명이다.

슈틸리케 감독. 이석우 기자

이용수 위원장은 29일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여러가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질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경질 이후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해도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을 데려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기 위해 데려오려고 했던 수석코치도 몸값이 맞지 않아 실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면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같이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기술위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용수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을 영입한 뒤 죽 한 배를 타왔다. 선수 선발에 대한 논란이 제기돼도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대로 들어줬다. 이용수 위원장 본인도 주위에 “내 책임도 크다. 내가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제 발등을 스스로 찍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20세 이하 월드컵이 끝난 뒤 신태용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올리기 위해 때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축구인은 “신 감독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국가대표팀 코치 등 다양한 대표팀을 맡으며 중용돼 왔기 때문에 홍명보 전 감독 경우처럼 대표팀 감독으로 올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표팀 감독 경질 문제는 생각만큼 간단하지는 않다. 난마처럼 여러가지가 얽혀 있어 풀어야 할 게 많다. 이용수 위원장은 “다양한 각도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