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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일의 다욧일기⑤] 닭날개, 나도 꼭 갖고 말거야!

나쁜 음식을 줄이는 습관은 어느 정도 생겼지만, 일주일에 2번은 퇴근 후 체육관에서 운동하겠다는 다짐은 그리 쉽게 지켜지지 않았다.

매일 체육관으로 출근을 하며 몸매를 관리하는 수많은 몸짱녀들이 참 ‘독한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독한 ×’ 중 가장 ‘독한 ×’이라고 할 수 있는 내 다이어트 멘토 신다원이 보낸 카톡이 울렸다.

“언니, 저는 오늘 촬영과 수업이 있고 내일과 모레는 괜찮아요. 어떠세요?”

“어…음….”

체육관에 가는 것은 힘들다. 가면 어찌어찌 운동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지만, 그 길까지는 언제나 험난한 가시밭길이 자리했다. 저녁 미팅도 많은 데다 회사 선·후배들의 한잔 유혹은 물리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뿌리치기가 힘들다. 가장 큰 장애물은 집에서 나를 기다리는 ‘맥주’와 ‘드라마’…. 이보다 더 행복한 게 또 있을까.

기자의 다이어트 멘토를 자처한 머슬마니아 챔피온 출신 피트니스 모델 신다원. 신다원은 기자와의 운동 첫날, 운동으로 만든 활배근을 자랑하며 운동부심을 자극했다. (사진=강주일 기자)

딱히 그날의 핑계를 찾지 못한 나는 드디어 체육관에 끌려갔다. 그러고는 처음으로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내 멘토는 몸매가 드러나는 멋진 운동복을 입었다. 나는 체육관에 비치된 찜질방 복(면 티와 반바지)을 빌려 입었다.

“언니, 다음부터는 운동복과 운동화, 물통, 그리고 단백질 파우더 2숟가락을 물통에 담아서 오세요. 타이트한 옷을 입어야 스스로 근육이 움직이는 모습을 잘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운동은 즐겁고 행복해야 해요. 예쁜 운동복을 입으면 내가 더 멋져 보이는 효과도 있어요.”

사실 다이어트를 시작한다고 하니 남자친구는 ‘간지’나는 운동복을 잔뜩 사주었다. 그도 내 몸뚱이가 참 불만이었던가 보다. 그런데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내가 운동복을 바리바리 챙겨 다니는 것은 또 ‘일’이지 않은가…. 즐거운 다이어트는 참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신다원과 함께 체육관 거울 앞에 나란히 섰다. 스트레칭을 한 뒤 PT체조, 제자리뛰기 등 유산소 운동을 가볍게 했다. 본격적으로 어깨와 팔 운동에 돌입했다. 그런데 나는 정말이지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그녀가 기구를 잡고 움직이는 순간 겨드랑이와 옆구리를 잇는 부분에 대각선 라인으로 닭날개와 같은 삼각형 근육이 선명하게 생기는 게 아닌가. 순간 내 눈이 동그래졌다.

“‘활배근’으로 부르는 광배근이에요. 광배근이 생기고 어깨 근육까지 생기면 상대적으로 허리가 더 날씬해 보여요. 언니는 겨드랑이에서 허리까지 일자로 떨어지죠?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지금 운동을 해도 별 자극이 없을 거예요. 거기 근육이 ‘제로’라서 그래요.”

정말 멋졌다.

“갖고 싶다, 갖고 싶다….”

근육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처음이었다. -다음 회에 계속

다이어트 멘토 신다원과 함께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피트니스에서 컬럼 시작 후 첫 운동 인증샷을 찍었다. 얼굴이 작아보이기 위해 몸을 뒤로 살짝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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