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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홈런 친 kt 박기혁 “투수보다 내가 놀랐을 것”

kt 김진욱 감독. kt위즈 제공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친 ‘막내’ kt가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베테랑 박기혁이 결정적인 한방으로 디딤돌을 놨다.

kt는 3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3-2로 승리했다. 1회초 SK 선발 메릴 켈리가 난조를 보이는 틈을 놓치지 않고 유한준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kt는 2회 선두타자 박기혁이 솔로홈런을 날려 리드를 벌렸다. 박기혁은 볼카운트 1B-1S에서 켈리가 던진 몸쪽 높은 실투(시속 136㎞·체인지업)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2000년 데뷔해 이번이 통산 20호 홈런일 정도로 흔치 않은 한방이 개막전에 나왔다.

304일 만에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한 박기혁은 “공이 넘어기는 것을 확인하고 투수보다 내가 더 놀랐다. 켈리 공이 너무 좋았는데 운좋게 실투 하나를 노려 타이밍을 맞춘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kt는 1점차로 쫓기던 4회 상대 실책으로 잡은 찬스에서 1점을 더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았다. 올 시즌 에이스로 기대하는 돈 로치가 켈리(6이닝 7안타 1볼넷 8삼진 3실점)와 맞서 6이닝 6안타 5삼진 2실점으로 막아 판정승을 거뒀다. 로치에 이어 고영표, 조무근, 김재윤이 차례로 등판해 3이닝 동안 SK 추격을 봉쇄했다.

여러모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지난 겨울 kt 사령탑에 오른 김진욱 감독은 경기 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감독의 역할을 이 분위기가 잘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신나게 경기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그 바람대로 경기가 술술 풀렸다.

복귀전에서 승리한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이던 2013년 10월3일 광주 KIA전 이후 1276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김 감독은 “2회 박기혁의 홈런이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려는 의지가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로치는 자신의 훌륭한 구위와 경기 운영을 입증했다”며 “부담되는 첫 경기에서 1점차 지켜낸 것이 선수들에게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승리투수가 된 로치는 “개막 첫 경기에 승리해서 기쁘다. 데뷔전이라 처음에 긴장됐는데 초반에 득점을 해주고 좋은 수비가 나와서 자신감을 갖고 편안하게 던졌다”며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투심으로 승부를 했는데 어느 정도 전략이 주효한 것 같다. 홈 팬들 앞에 서는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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