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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리즌’ 김래원, 관객을 낚다

배우 김래원은 연예계 유명한 낚시꾼이다. 휴식기엔 전국 곳곳을 돌며 강태공 생활을 이어간다. 충전된 에너지는 작품에 죄다 쏟아붓는다. 그가 오랜만에 찍은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이 관객들을 낚으며 승승장구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최근 김래원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프리즌>의 뒷 얘기는 물론 취미로 즐기는 낚시, 20대 시절까지 얘기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배우 김래원, 사진 쇼박스

■“<프리즌> 한석규와 묘한 신경전 있었죠”

김래원은 <프리즌>에서 경찰 출신 죄수 ‘유건’ 역을 맡아 ‘익호’ 역의 한석규와 불꽃 같은 연기 대결을 벌였다. 특히 영화 말미 감시탑에서 서로 맞붙는 장면은 참 재미있었던 촬영이었다고 회상했다.

“감시탑에 각자 의자가 하나씩 놓여 있었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둘 다 각각 앉아서 말을 안 했죠. 팽팽한 신경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 물론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어요. 한석규 선배는 여유롭게 있었던 건데 괜히 저만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하하”

대선배지만 동등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건 그의 남모를 노력 덕분이었다.

“감옥이란 공간에 익숙해지려고 촬영 3시간 전부터 미리 촬영장에 가 있었어요. 죄수복 입고 운동장도 돌아보고. 이런 준비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해 놓으면 확실히 다르거든요. 멋진 옷을 항상 입으면 그 태가 자연스러워지는 것처럼 교도소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어요. 간혹 2박3일 휴가를 주면 다른 사람들은 다 집에 가는데, 전 그냥 그 곳에 있었죠. 작품을 맡으면 불 붙어서 몰입하는 스타일이거든요. 휴대전화도 아예 집에 두고 나오고요.”

명대사를 꼽으라 하니 극 중 유건이 구타당한 후 또 맞으러 끌려나가면서 “그만해라. 나 많이 맞았다”고 하는 부분을 지목했다.

“애드리브였어요. 영화 나온 거 보니 하길 잘 한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애드리브가 자칫 영화 흐름에 방해될 수 있어서 위험할 수 있거든요. 제 단독샷이 아니라 풀샷이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할 수 있었죠.”

■“한석규와 낚시 친구, 7년 됐죠.”

영화 이외의 얘기도 흥미로웠다. 우선 낚시란 단어가 나오니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최근에 갯바위 낚시를 시작했어요. 그게 낚시계의 끝이자 폐인 레벨이거든요. 목숨 걸고 낚시하는 거죠. 낚시를 너무 좋아해서 SBS <닥터스> 끝나고 한 달 간 섬에서 산 적도 있어요. 섬 사람이 다 됐죠. 때론 덤불을 뚫고 가기도 해서 위험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익사이팅하잖아요?”

한석규와는 낚시도 같이 하는 사이라고. 과묵한 두 남자가 만나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시너지가 빚어졌다.

“제가 말이 느린데, 한석규 선배를 만난 뒤 좀 빨라졌어요. 선배가 워낙 말이 없고 느리니 ‘어릴 때 친구들이 날 보면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더라고요.”

대화 주제는 김래원의 20대로 이어졌다. 당시 한 인터뷰에서 그가 ‘난 20대 배우 가운데 연기를 잘하는 편’이라 말했다는 기자의 말에 김래원은 당황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제가 그랬다고요? 사실 아직까지도 도토리 키재기인데. 하하. 그땐 그냥 자신감으로 연기할 때였던 것 같아요. 루키였잖아요. 그 패기라도 있었으니 지금까지 연기하는 거죠.”

그러나 20대 배우들이 범할 수 있는 우를 자신은 피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예쁘고 멋있는 척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전 <옥탑방 고양이>에서도 꾸미진 않았던 것 같아요. 멋을 내려고 하지 않았죠. 연출이 요구하는 게 아닌 이상 그렇게 연기하진 않았어요. 진정성이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가끔 오해도 받아요. 왜 이리 신경도 안 쓰고 가만히 있냐고요. 귀찮은 거냐면서. 하하.”

<닥터스>로 로맨틱한 면모를 보여준 뒤 <프리즌>에서 느와르까지 섭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김래원. 더 욕심은 없을까.

“글쎄요. 전 로맨스가 더 편한 것 같아요. 연기하다 보니까 느와르는 잘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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