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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빵점” 최태웅 감독-문성민이 말하는 가족의 힘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왼쪽)과 문성민이 지난 7일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뒤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확정된 것은 지난 3일. 눈 깜짝할 사이에 1주일이 지나갔다. 최태웅 감독은 쇄도하는 인터뷰와 행사 탓에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우승하고 나서 이렇게 바쁜 거라면 열번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웃음을 잃지 않았다. 배구인생에서 만점짜리 시즌을 보낸 최 감독과 문성민은 화제를 가정으로 돌리자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를 ‘빵점’이라고 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최 감독은 우승 이후에도 숙소에 머물고 있다. 벌써 4월이지만 올해 집에 간 것은 5번 정도 밖에 안된다. 다가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준비로 인해 정규리그와 마찬가지로 숙소에서 잠 못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최 감독은 “일이 있으면 그걸 마쳐야 다른 생각을 하는 성격이라 늘 가족들과 일정이 뒤로 밀린다”고 했다. ‘내가 무너지면 팀이 무너진다’는 책임감에 온통 배구 생각이 먼저다. 가족들은 배구장에 와야 남편, 아빠를 만날 수 있다.

최 감독은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면서 “나는 진짜 천사같은 아내를 만났다. 나를 그대로 다 받아주니 다시 태어나도 결혼할 수밖에 없다. 너무 고맙다”며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전했다.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지난 6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2017 V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 를 수상한 뒤 아들 시호를 안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성민도 품절남이다. 2015년 4월 박진아씨와 4년 열애 끝에 결혼해 지난해 아들 시호를 얻었다. 평소 인터뷰에서 아내의 내조에 고마움을 잊지 않는 애처가 문성민이지만 “다정다감한 가장으로 보이는 것은 언론용이다. 무뚝뚝한 편이라 와이프에게 늘 미안하다. 애도 보려고 하는데 잘 보지는 못한다”고 했다. 그는 “시즌 중에는 점수가 낮은 남편”이라면서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 와이프 원하는대로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제 갓 돌이 지난 아들 시호는 복덩이다. 챔프전 2차전에서 “너는 시호 아빠야”라는 최 감독의 한마디가 문성민의 정신을 바짝 차리게 했다. 시호는 또 챔프전 우승, 시상식을 통해 제법 얼굴을 알린 스타가 됐다. 시상식장에서 문성민의 팔에 안겨있던 시호가 꽃다발 이파리를 입에 넣으면서 아빠를 당황케 해 행사장에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최 감독이 “시호가 시상식 최고스타”라고 치켜세우면서 “애를 하나 낳아서 한번 우승했으니 와이프한테 말해서 둘째를 낳아야 한다”고 하자 문성민은 “그런 징크스는 안만들어야 한다. 얼마나 낳아야 할지 몰라요”라며 넉살좋게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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