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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된 KGC 데이비드 사이먼, “우린 이번에 우승할 것”

KBL에서 4시즌째 뛰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35·203㎝)에게는 달갑지 않은 평가가 따라다닌다. ‘좋은 선수지만, 팀을 챔피언으로 만들지는 못한다’는 이야기다.

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이 10일 울산 모비스와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백코트하고 있다. /KBL 포토

사이먼은 2010~2011 시즌 안양 KGC에서 처음 한국농구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원주 동부(2014~2015)와 서울 SK(2015~2016)에서 각각 한 시즌씩 뛰었고, 이번 시즌 KGC로 돌아왔다.

이전 3시즌 동안 사이먼은 한 차례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첫 시즌 KGC에서 43경기 출장, 경기 평균 20.3점, 9리바운드를 잡는 활약으로 올스타전에도 출전했지만 팀이 9위로 추락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해외리그에서 3시즌을 보낸뒤 2014~2015시즌 원주 동부로 돌아온 사이먼은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을 정규리그 2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끌었지만 마지막 고비에서 좌절했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 저하로 위력을 잃었고, 챔프전에서는 어깨 부상 속에 분전했지만 울산 모비스에 4전 전패로 물러났다.

동부의 재계약 포기로 자유의 몸이 된 사이먼은 곧바로 SK 문경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팀이 전 시즌(3위)에 비해 형편없이 추락(9위)하는 바람에 또다시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

그가 KBL에서 매 시즌 팀을 옮겨 다닌 가장 큰 이유는 ‘나이 탓인지 체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힘들어 하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더 약해진다는게 KBL 관계자들 사이에선 정설처럼 굳어졌다.

최근 한 인터뷰 자리에서는 이런 평가에 대해 사이먼 본인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KGC를 정규리그에 이어 통합우승까지 이끌 수 있겠냐는 질문이었다.

사이먼은 그러나 이번 시즌 역대 최고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54경기에 전부 뛰었고, 평균 22.89점(5위), 9.8리바운드(6위), 2.15블록슛(1위)를 기록했다. 그의 든든한 실력과 농구 감각을 KGC 국내선수들은 철저히 신뢰했고, 교감을 나누면서 정규리그 1위를 합작했다.

사이먼이 KGC에서 체력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던 밑바탕은 김승기 감독의 배려였다. 김 감독은 사이먼과 대화를 통해 그에게 최적의 훈련 시간을 안배했다. 훈련보다 실전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게 결정적이었다.

지난 10일 울산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33점, 9리바운드에 블록슛 5개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선 사이먼은 “내게 그런 평가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어쨌든 우린 이번 시즌에 우승할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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