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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유선 “극 중 재순이의 마음 이해할 수 있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재순이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유선은 최근 SBS <우리 갑순이> 극 중 연기한 신재순 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배우 ‘유선’ 사진. 모션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고구마 100개 먹은 것 같다는 댓글들이 많았어요. 저 또한 읽고 고개를 끄덕였죠.”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은 드라마 속 재순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극 중 유선은 착하고 또 속 깊은 성격이지만, 첫 결혼에 실패한 이후 성급히 재혼하는 등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들을 수없이 내린다.

재순이 등장하는 드라마 <우리 갑순이>는 현시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결혼을 다뤘다. 혼인, 동거, 사실혼, 이혼, 재혼 등의 다채로운 방식을 비추고 문제점을 짚어냈다. 이 다양한 에피소드는 TV 앞에 사람을 끌어들리는 흡인력을 발휘했다.

재순 역시 이혼과 재혼을 겪었다. 그의 희비 쌍곡선은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도 자아냈다. 순한 성격 탓에 힘든 점을 쏟아내지 못하다 보니 연기로 보여지는 부분이 고구마 같았을 수 있다. 유선은 “재순이가 힘든 것도 내색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이잖아요. 늘 안으로만 쌓고 또 쌓는 캐릭터이다 보니 연기도 수월하진 않더라고요”라고 고백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순이의 한 방, 일명 사이다를 원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고구마로 쌓인 답답한 속을 청량감과 함께 씻어버릴 요량인 것. 유선은 “문영남 작가님이 재순이가 참다 못해 내지르는 장면으로 정말 빵 터뜨려 주셨어요. 그 때 저 또한 ‘드디어 왔구나’하는 생각을 했죠”라며 시원해했다.

“저도 통쾌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재순이를 이해하는 마음도 커요. 극 중 ‘아직도 아침에 눈을 뜨면 당신 생각이 난다. 엄마로서가 아닌 여자로서 살고 싶은 마음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라는 대사가 있어요. 공감을 많이 했어요. 여자로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는 것이 맞는데, 또 엄마로서는 아이의 옆에 있어 주어야 하는 사람인 아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내가 내 사랑을 선택하면 아이를 불안 속에 두어야 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사이에 선 재순이가 얼마나 힘들까하는 하는 생각에 안쓰럽고 또 안타까웠어요”라고 덧붙였다. 극 중 인물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는 활약으로 이어졌고 대중의 호응은 덤이었다.

“안타까운 마음 때문 아닐까요? 답답한데 또 그 답답함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재순이가 처량하고 안쓰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니 많은 애정을 주셨다 생각해요”

유선의 출연한 SBS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는 지난 8일 종영했다. 그는 오래 애정을 쏟았던 작품인만큼 마지막 촬영 전 날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1년간 촬영 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처음 감독님, 작가님과 자리했던 카페부터 촬영하면서의 일들이 모두 떠올랐죠. 정말 방 안에서 혼자 엉엉 울었어요. 다음날 일어나 촬영장에 가면서는 오래된 연인과 헤어지러 가는 느낌처럼 먹먹했죠. 아쉬운 작별이었어요.”

1999년 KBS <전설의 고향>으로 데뷔한 배우 유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 한 뒤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매력을 뽐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부터 영화 <검은집> <이끼> 등의 작품에서 활약하며 사랑 받았다. 오랜 시간 몰입했던 작업을 끝낸 그는 새로운 작품 <크리미널 마인드> 촬영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크리미널 마인드)은 ‘엄마’라는 수식어 없이 인물 자체로 대중과 만날 수 있는 배역이라 많이 기대가 돼요. 배우 유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잘해내서 표현법이 다양해 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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