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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스토브리그’ 만드는, 10구단 ‘꿈의 평준화’

KIA 선수들이 지난해 10월10일 LG와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환호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마치 12월 같다. 스토브리그처럼 선수 이동이 활발하다.

개막 이후 4월에만 4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지난 18일 밤에는, 롯데가 kt 투수 장시환과 김건국을 영입하고 내야수 오태곤과 투수 배제성을 내주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전날 오후 한화와 두산이 포수 최재훈과 내야수 신성현을 맞바꾸는 거래를 한 뒤 릴레이로 터진 대형 거래였다.

KBO리그에서는 매년 평균 5~10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된다. 그러나 올해처럼, 시즌 출발 구간인 4월에 트레이드가 집중된 적은 또 없었다.

한 시즌 중, 트레이드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시기는 7월이다. 이 쯤이면 포스트시즌을 향하는 팀과 리빌딩을 해야하는 팀이 어느 정도 갈린다. 트레이드 마감시한(7월31일)까지 걸려있다.

올해 4월 폭풍처럼 이어지는 트레이드는 대부분 당장의 ‘현실’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것들이다. 돌려보면, 거의 전구단이 포스트시즌이 가능하다고 여기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느 구단이든 4월이면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삼지만, 실제 가능성을 두고는 내심 다른 판단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는 전력 평준화와 함께 꿈의 평준화도 이뤄지고 있다. ‘올해는 우리도 가능하다’고 정서가 고루 퍼지고 있다.

지난해 순위를 기반으로 한, 예상 판도와 실제 레이스가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각 구단의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우승 팀 두산과 2위 NC, 3위 넥센이 시즌 초반 모두 전에 비해 힘든 레이스를 하고 있다. 그 틈을 중하위권 팀들이 파고 들었다. KIA가 매경기 승부처를 살리며 단독 선두로 나선 가운데 롯데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최하위 팀 kt도 상위권에서 함께 경쟁하고 있다. 아직은 초반이지만, ‘판’이 뒤집히면서 약점을 조금만 더 보강하면, 목표치를 이룰 수 있겠다는 계산을 각 구단이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각 구단은 당장 올시즌부터 실익을 볼 수 있는 내용에 주목하며 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이적하자마자 주전으로 나서는 선수도 많다.

SK에서 KIA로 이적한 외야수 이명기가 선발로 줄곧 출전하고 있고, 함께 이적한 김민식도 선발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 또 두산에서 한화로 이적한 최재훈은 지난 18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유니폼을 지급받자마자 선발 출전하는 등 각 구단은 전력의 아쉬움을 트레이드로 바로 달래고 있다.

롯데-kt간 트레이드도 같은 지향점을 두고 추진됐다. 롯데는 황재균(샌프란시스코)가 떠난 뒤 내야진이 헐거워진 가운데서도 차세대 내야의 주축인 오태곤(오승택)을 내주고 당장 급한 마운드 공백을 메우기로 했다. kt에서 영입한 우완 장시환에게 불펜의 한 축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kt 역시 올 한 시즌 경쟁을 위해 보강이 필요한 내야 카드를 선택했다. 심우준이 주전 3루수로 뛰는 등 자리를 잡고 있지만, 순위 경쟁을 위해서는 모자람이 없지 않았다. 강속구 투수를 내주고, 오태곤을 찍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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