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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업 앤 다운] 새역사 쓴 호날두…명승부 망친 주심

마드리드 형제는 강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새 이정표를 만들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19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서 바이에른 뮌헨을 4-2로 이겼다. 1차전에서 2골을 몰아넣었던 호날두는 2차전에서도 3골을 추가하며 챔피언스리그 본선 100호 골 고지를 처음으로 밟았다. 2연승을 거둔 레알 마드리드는 2010~2011시즌 이후 7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레스터시티와의 원정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AT마드리드는 1승1무로 4강티켓을 손에 넣었다. 최근 4년간 세 번째 4강행이다.

■업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9일 홈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게티이미지/이매진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인 트위터 ‘utdway’는 며칠 전 세계 최고의 선수 3명을 이렇게 꼽았다. ‘1.호날두 2.부상당한 호날두 3.메시’. 맨유에서 활약했던 호날두에 대한 애정이 편파적이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끝난 뒤 이렇게 바꿨다. ‘1. 호날두 2. 부상당한 호날두 3. 오프사이드 호날두’. 호날두는 뮌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1차전 2골 포함 뮌헨과의 8강전에서만 5골을 몰아쳤다. 큰 경기에선 역시 호날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2골은 오프사이드 논란에 휩싸였다. 연장 전반 14분에 기록한 호날두의 두 번째 골은 느린 화면으로 보면 명백한 오프사이드였다. 마르셀루의 도움을 받아 터뜨린 세 번째골도 애매했다. 축구의 신이 그의 편이었다.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축구엔 운이 없다”고 말했다. 운 이전에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운을 부르는 실력, ‘오프사이드 호날두’도 세계 최고인 이유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 저격수인 바르셀로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는 동의하지 못하겠지만. 피케는 이런 트윗을 날렸다. ‘…’

앙투안 그리즈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그리즈만이 19일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게티이미지/이매진스

전반 26분 교과서적인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터뜨린 사울 니게스, 후반 레스터의 무자비한 공격을 몸을 던져 막아낸 수비진. 아틀레티코의 4강행 수훈갑은 한두명이 아니었다.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그리즈만의 움직임도 눈여겨 볼 만했다. 수비수 2~3명은 순식간에 벗겨낼 정도의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상대를 압박하고 쫓아가는 수비력. 현대축구가 요구하는 공수를 겸비한 게 바로 그리즈만이었다. 그는 영리했다. 그의 움직임은 항상 계산되며 쓸데없는 데 힘을 빼지 않았다. 역습과 볼을 지켜야 할 때를 냉철하게 선택했다.

■다운

빅터 카사이(주심)


빅터 카사이 주심이 비달(왼쪽)에게 레드 카드를 꺼내들자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항의하고 있다.게티이미지/이매진스

주심은 종종 패배의 핑곗거리가 된다. 연장에서만 3골을 내주며 챔피언스리그 4강진출이 좌절된 바이에른 뮌헨도 그랬다. 뮌헨의 전 미드필더인 오웬 하그리브스는 “이번 경기는 주심에 의해 결정됐다”고 말했다. 뮌헨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할 만했다. 호날두의 2골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지 않았고, 비달은 후반 39분 퇴장당했다. 두 번째 경고 장면도 느린 화면 결과 비달이 발을 들긴 했지만 태클 자체는 깨끗해 보였다. 뮌헨 공격수 프랭크 리베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호날두 2골이 오프사이드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을 게재했다. 그리고 분을 참지 못하고 이렇게 비아냥거렸다. ‘1년간의 고생, 고맙군 주심. 브라보’

카를로 안첼로티


안첼로티 뮌헨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옛 제자인 레알 마드리드 호날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게티이미지/이매진스

안첼로티의 미션은 완성되지 않았다. 전임 감독이었던 펩 과르디올라는 3년간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면서 분데스리가 우승 3회, 챔피언스리그 4강 3회의 성적을 남겼다. 과르디올라의 바톤을 이어받은 안첼로티는 첫 시즌 4강 진입에 실패했다. 일보 전진이 아닌 일보 후퇴다. 안첼로티는 내용면에서도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선 여유있는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경기력은 기복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노쇠화하고, 전성기를 지난 선수들이 많은 선수구성을 바꿔야 하는 숙제가 그의 앞에 놓여 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안첼로티는 우아함까지 잃진 않았다. 승장 지단은 안첼로티가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 때 수석코치를 맡았던 제자. 안첼로티는 “지단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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