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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송가연 녹취록 첫 확인…성희롱 주장은 거짓이었나

“너무 무서웠다…. 보복을 당할까봐 응했다. 나도 내가 더럽다.”

진위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송가연씨와 정문홍 로드FC 대표 사이의 ‘녹취록’ 중 일부다.

이 같은 내용은 19일 오후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린 송가연씨와 수박이엔엠의 ‘계약 해지 관련’ 항소심 재판에서 공개됐다.

녹취록 내용과 송가연씨가 지금까지 주장한 내용이 상반돼 논란이 예상된다.

송가연씨는 그동안 ‘서두원과는 연인으로서 사귄 것이며, 이와 관련해 정문홍 로드FC 대표에게 도와 달라고 한 적도 그럴 이유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첫 1심 재판을 마치고 ‘스포츠경향’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송가연.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수박이엔앰 측 대리인은 이날 재판에서 2014년 여름 송가연씨와 정문홍 로드FC 대표 간의 통화내용을 녹취록으로 제출했다. 송가연 측이 그동안 ‘비정상적인 관계’가 수박이엔엠 측이 악의적으로 언론에 퍼트린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녹취록을 보면 정문홍 대표가 “걔(서두원)의 요구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보복을 당할까 봐 응해 준 측면이 많다는 거지?”라고 묻자 송가연씨가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한다. 송가연씨는 또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너랑 잠을 잔 걔도 웃기고, 쫓겨날까 봐 겁먹고 무서워서 같이 자는 너도 웃기고 그렇지 않냐?”라는 질문에 “맞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외에도 송가연씨는 ‘이런 상황이 진짜 싫었다’며 정문홍 대표에게 “죄송하다, 잘못했다”고 여러차례 말했다.

이로써 정문홍 대표가 자신과 서두원의 교제 사실을 안 뒤 성적 모욕과 비하를 했다는 송가연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앞서 송가연씨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문홍 대표가 다짜고짜 전화로 ‘걔(서두원)랑 잤냐?’고 물었고, ‘잤는지 안 잤는지 말 안 하면 시합 못 뛰게 한다’고 해서 겁이 났다”면서 “(정문홍 대표에게) 경위를 말씀드리는데, 또 잤냐고 묻더라. 성관계를 했는지가 중요해 보였다”고 말한 바 있다.

녹취록에는 ‘너 왜 두원이 집에서 자냐’라는 정문홍 대표의 질문에 “‘아, 이러면 안되겠구나’ 그때 그걸 알고서 막 후회하고 그랬습니다”라는 송가연씨의 말도 담겨 있다.

송가연씨의 법률대리인인 장달영 변호사는 재판 뒤 ‘스포츠경향’과 만나 “당시 녹취록만으로 두 사람의 관계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 “두 사람은 이후에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녹취록에서 단지 ‘원치 않았던 관계’라고 해서 이를 ‘강간’으로 단정한 수박이엔엠 측의 주장은 지나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주 조정기일을 잡을 것을 제안했고 양측은 이를 수용했다. 조정은 민사 분쟁사건에서 국가 조정기관이 당사자 쌍방의 주장을 절충해 화해를 꾀하는 제도다.

지난 2014년 윤형빈의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앞두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서두원과 윤형빈, 송가연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해를 넘기며 이어져 온 송가연씨와 수박이엔엠의 다툼이 이번 조정을 통해 화해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양측의 극한 대립은 송가연씨가 지난 2015년 소속사인 ‘수박이엔엠이 매니지먼트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출연료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계약을 해지해 달라는 소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양측은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수박이엔엠이 송가연씨에 대해 ‘비정상적인 관계’라고 표현한 문장, 송가연이 계약기간 중에 다른 단체로부터 수천만원에 이르는 돈을 받아온 사실 등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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