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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불어넣는 kt 박경수 “자율, 신뢰의 의미 잘 알고 있다”

kt 박경수. kt위즈 제공

2015시즌 처음 1군에 오른 ‘막내구단’ kt는 올해 달라진 모습으로 출발선에 섰다. 시범경기에서 1위로 돌풍을 예고한 kt는 개막 8경기에서 7승1패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지난 한주 넥센·LG를 상대로 1승2패씩을 기록하더니 18일 홈 KIA전에서도 졌다. 여전히 선두권에서 경쟁하는 kt의 성적을 나무랄 데는 없다. 연승연패가 반복되는 혼전의 KBO리그에서 kt는 비교적 꾸준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kt 주장 박경수(33)는 “우리 팀이 만나는 첫 위기”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흔히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 지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데 긴장을 불어넣었다. 아직 위기 극복 요령이 생기지 않은 젊은 신생팀 특성상 작은 불씨가 추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KIA 임기영에게 완봉패를 당한 뒤에는 선수단 미팅을 열어 “그라운드에서 더 밝게 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박경수는 “사실 그 경기는 주장으로서 화가 많이 난 경기”라면서 “질 때 지더라도 잘 지면 좋겠는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그렇지만 타들어가는 주장의 마음과 달리 지난 겨울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진욱 감독은 허허 웃으면서 선수들에게 어떤 부담도 주지 않는다. 박경수에겐 이런 분위기도 낯설다. 김 감독은 부임 직후 “패하는 것에 있어서 야단을 치지 않겠다”면서 보통 이기는 날 그라운드 세리머니로 하는 선수단 하이파이브를 지는 경기에서도 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승리에 대한 부담을 덜고, 즐기면서 이기는 법을 터득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실제로 진 경기에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

kt 김진욱 감독. kt 위즈 제공

박경수는 “개막 연승 뒤 첫 패배 때만 밝게 ‘내일 이기겠습니다’고 하이파이브했던 것 같다. 다음부터는 쉽지 않더라. (18일 경기에서는)마지막 삼진을 당하면서 경기가 끝나 마음이 더 좋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세심한 배려에 담긴 의미는 잘 이해하는 듯 했다. “감독님이 늘 ‘괜찮다’고 하시는 데 정말 괜찮으신건지 궁금하다”며 웃은 박경수는 “그런 스킨십이 선수들이나 팀 분위기에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율, 신뢰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경수는 “이번주가 첫 위기인데 잘 마무리해서 다음주 일정을 잘 시작하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kt는 이날 선두 KIA에 3-1로 승리, KIA에 이어 두번째로 10승(6패) 고지를 밟으면서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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