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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챔프전은 선악대결?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과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이 20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대표 선수들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4.20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우리 애들은 착한데….”(삼성 주희정), “몸싸움을 뺄 수 있나요?”(KGC인삼공사 양희종)

한국 프로농구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이 때 아닌 ‘선악대결’에 휩싸였다. 20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 선수들이 착한 수비와 그렇지 않은 수비로 날선 설전을 벌인 것이다.

인삼공사 양희종의 수비 방식이 문제가 됐다. 그는 이번 시즌 평균 득점은 3.9점에 그쳤으나 악착같은 수비로 팀 승리를 이끈 살림꾼이다. 특히 삼성을 만날 땐 다소 거친 수비까지 동원해 삼성 해결사 문태영을 괴롭혔다. 정규리그 우승팀 인삼공사가 삼성과의 상대 전적에선 2승4패로 열세지만, 기록에서 우위를 점하는 대목도 수비다. 앞선 플레이오프 10경기를 치러 지친 삼성이 7전4승제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려면 인삼공사 수비를 넘어야 한다.

양희종은 “내가 밀리지 않아야 팀도 안 밀린다. 팬들이 몸싸움도 즐겨줬으면 한다. 챔피언결정전도 불꽃 튀는 몸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주장 주희정은 “인삼공사 시절 룸메이트로 동고동락했던 양희종은 더티한 농구를 안했다. 나이가 들어 바뀐 것인가? 아니면 문태영과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고 캐물었다. 상대 베테랑의 직격탄에 양희종은 잠시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정해진 룰 안에서 허락된 몸싸움을 벌이는 수준”이라며 “태영형과 부딪치는 게 사실이지만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주희정이 한방 더 날렸다. 주희정은 “문태영은 원래 온순한 선수인데 양희종만 만나면 불이 붙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인삼공사 오세근은 “(양)희종이 형은 먼저 더러운 플레이를 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다”고 맞섰다.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도 “난 우리 선수들에게 먼저 시비걸지 말라고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상민 삼성 감독은 “양희종처럼 근성있는 선수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 팀은 너무 착해서 질타할 때도 있다”며 “(거친 수비와 맞서야하는 것은) 농구를 잘하는 선수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두 팀간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22일 안양에서 열린다. 인삼공사는 첫 통합우승에 도전하고 삼성은 11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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