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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행복을 노래하는 ‘야간 호’

에덴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우즈베키스탄 언니·오빠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야간 호’란 ‘야 : 야!’ ‘간 : 간식 먹자’ ‘호 : 호호호’의 줄임말이다.

우리 아동센터는 지난 3월부터 야간돌봄을 다시 시작했다. 5년 동안 지원을 받아 야간돌봄을 운영했는데, 이후 지원이 되지 않아 야간돌봄을 멈추게 됐다. 사업이 멈춰 있는 동안 종사자들은 수당 없이 아동을 돌보면서 간식이나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공해 줄 사업비가 없어 무척 힘들었다.

야간돌봄이 꼭 필요한 아동을 위해 애쓰던 중 2017년 광주 서구청에서 야간돌봄을 지원을 해준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줬다. 광주 서구청은 2017년에 지역아동센터 두 곳을 지원하고 있고, 앞으로 지원센터를 더 늘려 갈 것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 센터가 받고 있는 지원기간은 1년이라 좀 아쉬운 점이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야간돌봄을 필요로 하는 아동들이 꽤 많다. 정부적 차원에서 야간돌봄을 확대 지원해 준다면 부모님이 돌아오기 전 아동에게 안정적인 돌봄이 제공되고, 학부모는 퇴근시간의 압박에서 벗어날 될 것이다. 그러면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다.

우리 아동센터의 저녁시간은 무척 행복하다.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젊은 청년 선생님들이 NIE활동을 준비해 오면, 아이들은 신문을 오리고 그려서 ‘또 다른 나의 작품’을 만든다. 또 다른 활동으로 아동들과 직접 요리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한 번은 샌드위치 만들기를 했다. 아이들이 멋진 요리사 모자를 쓰고 비닐장갑을 끼고 선생님의 지도를 따랐다. 어느새 진짜 샌드위치가 된 것을 보고 “우와~ 요리사가 만든 샌드위치 같아!”라며 무척 신기해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들어서 그런지 더 맛나게 샌드위치를 먹었다.

어떤 아이는 할머니께 갖다 드린다고 먹지 않고 위생팩을 달라고 했는데, 자신이 만든 음식을 할머니 생각하며 챙겨 가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던지….

야간돌봄을 시작하면서 한 달에 두 번씩 전북대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고 있다. 서양인과 동양인 중간 느낌의 유학생들은 한국어를 무척 잘한다. 우리 친구들에게 우즈베키스탄 문화도 알려주며 초등학생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문화의 벽을 허물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유학생 언니·오빠들을 무척 좋아하고 유학생들도 아이들을 친동생처럼 챙겨 주며 친해지기 위해 다가가는 모습이 고맙고 정겹다.

지역아동센터에 근무하면서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산다’는 생각을 한다. 보호자의 사랑, 선생님들의 사랑, 지역사회의 사랑 등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

나라가 술렁거린 지 꽤 오래된 듯하다. 이제 태풍과 비바람이 멈추고 따스한 햇살과 꽃향기를 머금은 나라에서 우리 ‘야간 호’가 행복을 노래하길 바란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가난한 아이들만 다닌다는 낙인감이 없었으면 좋겠다. 지역아동센터가 누구나 다니는 보편적 복지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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